한국밸류운용 '채권혼합형', 사업자 최다 낙점 [퇴직연금시장 분석]⑧'한국밸류10년투자' 32개 사업자가 판매…설정규모 1조 넘어
최은진 기자/ 박시진 기자공개 2014-12-02 12:57:12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5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자가 팔고 있는 상품은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가치투자 펀드로 알려진 이 상품은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며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특히 5년 수익률이 50%에 달하는 등 장기수익률이 타 펀드 대비 뛰어났다. 이에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적극 판매에 나서면서 퇴직연금 펀드로는 유일하게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아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삼성·KB·신영자산운용의 간판펀드들도 많은 사업자들이 판매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가치·배당주 펀드인 이 상품들은 안정적인 장기성과를 내며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펀드들이 많은 판매사들의 제공상품으로 걸려 수탁고가 크게 늘어났지만, 수익률이 부진한 탓에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장기운용 재원인 퇴직연금 자금으로 묶여있어 기존 가입자들에게 환매를 유도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
◇ 한국밸류운용 간판펀드 선호도 가장 높아…전체 46개 사업자 중 32곳 판매
24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theWM(http://www.thewm.co.kr)을 통해 퇴직연금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분석해 본 결과, 가장 많은 사업자들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상품은 총 32곳의 사업자들이 판매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14곳, 보험 5곳, 증권 13곳이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가 46곳인 점을 감안했을 때 사업자들의 70%가 이 상품을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은 가치투자 철학으로 유명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간판 퇴직연금 펀드다. 지난 2007년 설정된 이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퇴직연금 자금을 대거 빨아들였다. 펀드 설정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1조 1043억 원이었다.
업권별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증권업권에서 4910억 원, 은행업권에서는 3464억 원이 판매됐다. 보험업권에서 판매된 금액은 2668억 원이었다. 특히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판매 비중이 13%로 가장 높았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이 상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수한 누적 수익률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90%에 달한다. '가치투자'라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투자철학이 퇴직연금 펀드의 운용원칙과 맞아 떨어지면서,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 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펀드는 장기 레코드가 있어야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믿고 판매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는 상품이 선호도가 좋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펀드 중 3번째로 설정규모가 큰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펀드도 31개사가 판매하고 있었다. 은행이 14곳, 보험이 5곳, 증권이 12곳이 판매 중이었다. 이 펀드는 두 번째로 퇴직연금 가판대에 이름을 많이 올렸다. 2006년 설정된 이 상품의 설정규모는 3287억 원. 이 중 삼성증권이 17%, 삼성생명이 10%로, 계열 사업자들의 판매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도 30곳의 사업자들이 판매하고 있어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설정된 이 상품은 7684억 원이 판매됐고, 설정액 기준으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판매하고 있는 증권사 13곳에서 3102억 원을, 8곳의 은행에서 2848억 원을 유치했다. 4곳의 보험업권에서는 1734억 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 역시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판매비중이 27%였다.
이밖에 29개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형'과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 1(국공채)' 역시 판매사의 러브콜을 많이 받은 상품으로 꼽혔다. B판매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갖춰놔야 퇴직연금 가입자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거나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펀드들을 꾸준히 발굴해 라인업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 퇴직연금펀드도 '가치주·배당주' 열풍…안정적 성과로 인기
판매사들이 선호하는 펀드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라는 것이다. 퇴직연금시장에도 가치주와 배당주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의 안정적인 성과 덕분에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사들이 가장 많이 선호했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는 가치주 전략을 사용한다. 올 해만 해도 2000억 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퇴직연금펀드로는 업계 최초로 순자산규모 1조 원을 돌파했다.
공룡펀드로 자리매김한 이 펀드는 저평가된 주식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주식에 40%를 투자한다.특히 이 펀드는 경기연동소비재에 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두며 3년 수익률 22%, 5년 수익률이 50%에 가깝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퇴직연금펀드 인기에 힘입어 2호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수의 판매사가 판매 중인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 펀드는 연초 순자산규모가 6000억 원대였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7700억 원을 기록했다. 50% 가량 늘어난 셈이다.
신영자산운용의 퇴직연금 펀드 중 가장 규모가 작았던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형' 역시 배당주 열풍에 편승,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연초 1000억 원도 되지 않던 순자산규모가 최근 3000억 원까지 돌파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펀드 모두 성과도 우수하다. KB퇴직연금배당40펀드는 2006년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120%를 넘겼다.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펀드 역시 비슷한 시가에 설정된 뒤 누적수익률이 100%를 상회한다. KB퇴직연금배당40펀드의 1년 수익률은 9.4%, 5년 수익률은 64%이다.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펀드의 1년 수익률은 9%, 5년 수익률은 41%로 다른 펀드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펀드 시장에도 가치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에 관심이 집중됐다"라며 "특히 올해 들어 심화된 배당테마 열풍이 배당주 펀드로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과가 부진함에도 다수의 판매사들의 라인업에 걸린 퇴직연금펀드가 눈에 띈다. 바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혼합]'과 '삼성퇴직연금인덱스4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이다.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0.03%, 1년 수익률이 3.65%에 불과하다. 삼성퇴직연금인덱스40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0.61%, 1년 수익률이 1.53%다. 특히 연초 600억 원을 넘었던 순자산규모가 최근에는 580억 원까지 감소했다.
판매사들은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아도 가입한 고객을 감안해 라인업에서 뺄 수 없다고 설명했다. C판매사 관계자는 "감독규정 상 가입자에게 해당 상품의 성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상품으로 옮겨가라고 말할 수 없다"며 "또한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고객이 판매해달라는 요구를 할 경우 판매리스트에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것이 바로 퇴직연금 펀드 라인업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라며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과 삼성퇴직연금인덱스40펀드 모두 고객들이나 영업직원들의 관심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