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2월 17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영구 교환사채(EB)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800억 원을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발행 목표액인 2000억 원을 모두 채웠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오는 18일 2000억 원 규모의 영구EB를 발행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핵심 투자자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내부 승인 절차를 모두 마쳤다"면서 "목표한 투자 수요가 모두 모집되면서 예정대로 영구EB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구EB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는 은행과 증권사, 공제회,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이 골고루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총 800억 원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IB업계 관계자는 "두 국책은행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업종에 소속된 다수의 투자자가 소액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이 발행하는 영구EB는 만기가 30년으로 30년 후에 추가 연장 가능한 영구채다. 한진해운이 영구EB를 특수목적법인(SPC)인 '팔레제1차'에 발행하고, 대한항공이 SPC의 상환자금 부족에 대해 차액 정산해 주기로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인 A-등급으로 발행된다.

중간 정산은 발행 후 1개월에서 2년 11개월 사이에 발행가의 120% 이상으로 오르는 경우 가능하다. 대신 중간 정산을 통한 수익금을 투자자와 대한항공이 8대 2로 나눠야 한다.

발행 후 3년 1개월 되는 시점에 투자자가 입게 되는 손실은 모두 대한항공이 부담한다. 유상증자나 자사주 매입 등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경영상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교환가액을 하향 조정해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발행사인 한진해운은 발행 이후 3년째 되는 시점과 4년째 되는 시점에 영구EB를 조기에 상환할 수 있다. 단 투자자는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없다. 투자자에게 조기상환을 허용할 경우 자본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발행 후 2년이 되는 시점과 3년이 되는 시점에 한진해운이 각각 잔존 채권의 30%와 잔존 채권 전량을 우선 매수할 수 있다. 발행 금리는 7.7%다.

한진해운이 영구EB를 발행하면 부채비율을 상당 폭 떨어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현재 1255%인 부채비율은 100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