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고공행진…삼성 최상위 소유구조 개편 탄력 주가 높을수록 지주사 전환시 오너 일가 삼성전자 지배지분율 높여
문병선 기자공개 2014-12-22 08:49: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9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 주식이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며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일정이 빨라질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상 삼성전자 주가가 낮을수록, 반면 제일모직 주가가 높을수록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주회사 지배지분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지주회사 전환의 최적 타이밍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예상대로 제일모직의 주가가 주식공개(IPO) 가격보다 약 두 배가량 더 높게 형성되면서 삼성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핵심 기업들의 소유구조 개편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소유구조상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보다 하단에 위치한 제조 및 금융계열사 소유구조 개편 작업에 집중했을 뿐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을 포함한 최상위 지배구조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우선 제일모직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삼성전자와 제일모직간 분할합병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삼성전자홀딩스 및 삼성전자로 인적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를 합병하는 안이었다. 이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선 제일모직의 주가가 꽤 높게 형성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었으나 상장과 동시에 이 문제가 해결됐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의 오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거래 완료 이후 지주회사 지분율을 얼마나 많이 가져가는 지 여부"라며 "삼성의 경우 제일모직 시가총액이 커져야 분할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 이 부회장의 지배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 다음 일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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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18일 종가 기준 15조2000억 원가량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86조5000억 원이다. 삼성전자를 약 4대1 또는 5대1의 비율로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전자로 인적분할할 경우 삼성전자홀딩스의 시가총액은 대략 35조 원으로 분석된다.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를 합병하면 약 50조 원 규모의 합병법인이 탄생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법인의 지분 7~8%가량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일모직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면 이 부회장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직접지분 0.57%를 갖고 삼성전자 최고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제일모직(23.24%)→삼성생명(19.34%)→삼성전자(7.21%)'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를 통해 삼성전자 간접지분도 갖고 있다. 이를 모두 더한 직간접 지배지분율 합은 0.89%다.
만일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을 분할합병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지분율 합은 늘어나게 된다. '삼성홀딩스(가칭, 7~8%)→삼성전자(12.21%)'로 이어지는 출자고리가 하나 더 생겨 0.98%포인트가량의 삼성전자 간접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한다. 이렇게 되면 분할합병이 완료된 이후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지분율 합은 1.87%가 된다.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두배가량 직간접 지배지분율을 늘리는 셈이다.
이런 시나리오의 전제조건은 제일모직의 상장과 제일모직 주가 고공행진이었다. 제일모직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서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느낌"이라며 "타이밍의 문제가 남았으나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 가는 큰 흐름에는 별다른 변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제일모직 상장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삼성물산 처리 문제가 아직 윤곽을 보이지 않고 있고 또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제조업 계열사와 분리하는 금산분리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 최상위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제일모직이었다. 제일모직이 상장 이후 어떤 주가 추이를 보이느냐에 따라 시나리오는 연기될 수도, 변경될 수도 있었다. 제일모직 상장이 완료된 만큼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안전한 후계승계 구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다음 스텝에 착수할 동력을 얻었다는 게 제일모직의 상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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