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2월 22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이자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에 대한 현 경영진의 고발이 이어진 가운데 참엔지니어링의 이사회 소집을 놓고 적법성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적법한 절자를 거치지 않은 이사회 진행에 대해 행정 소송도 예고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종욱 참엔니지너링 대표이사를 비롯해 재무 및 관리담당 임직원들은 한인수 전 대표이사 등이 지난 19일 개최한 이사회에 대해 행정 소송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측은 지난 19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본사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자산 매각 불이행 등 경영 정상화 부실과 회사 내부 통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최종욱 대표의 해임을 결의했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한 전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이 결의에 참여하며 안건을 통과시켰다.

쟁점은 이사회의 소집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열렸냐는 점이다. 최종욱 현 대표는 "19일 개최된 이사회는 한 전 대표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소집한 것"이라며 "검찰 고발이 이뤄진 가운데 대표이사직을 장악해 회사 내부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진행하기 위한 조직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오는 30일 정식 이사회 소집이 통보된 상태에서 한 전 대표측이 내부고발자인 현 대표이사를 해임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이사회를 긴급 소집하려 했다는 것이다.

참엔지니어링의 정관상 이사회 소집은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가 따로 정한 이사가 회의일 1일전 각 이사 및 감사에게 이사회 소집 통지를 요구해야 한다. 단, 이사 및 감사 전원의 동의가 있을 때는 소집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이사회를 열려면 이사나 감사가 먼저 대표이사에 소집을 요구한다. 만일 대표이사가 소정의 검토기간을 거친 이후에도 개최를 허가하지 않을 경우, 이사들이 단독으로 이사회를 개최할 수는 있지만, 이 때 역시 이사회가 정한 이사가 소집을 요구해야 한다.

최 대표는 "이사회 소집권이 있는 현 대표이사에 대한 소집 요구조차 없이 당일 일방적 개최 통보만 있었고, 정관상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집권리를 갖춘 이사도 없다"며 "긴급 이사회 의사록 역시 법인인감 날인이 없는 상태이기에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의 위법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완료한 상황에서 불법 이사회 결의와 이에 부가된 절차(공증 및 행정절차)를 진행한 모든 개인 및 기관에도 소송을 제기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종욱 대표는 지난 17일 한인수 전 대표이사 등에 대해 '다수의 차명회사를 설립해 이익을 편취해왔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이사는 "최종욱 대표이사가 경영권 확보에만 관심을 보이며 최대주주를 형사고발하는 등 회사 내부의 분란을 조성하고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약속했던 경영정상화 노력을 게을리 했다"며 "법적 검토를 거친 적법한 이사회 개최였기에 문제 없고 법적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 소송이 이어지더라도 재판부에서 무효라는 법적 효력을 얻기까지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라며 이런 식으로 대주주가 이사회 소집을 강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참엔지니어링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다. 건식 식각장비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20억 원,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 들어 상반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