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2월 24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참엔지니어링이 창업자인 한인수 회장을 대표이사로 재추대하면서 최종욱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양측은 이사회 개최의 적법성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미 한 대표는 대표이사 변경 등기를 신청했고 최 전 대표는 이사회결의 무효소송과 대표이사지위확인가처분,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임직원들이 한인수 대표를 상대로 고발한 횡령·배임 혐의 결과도 주목된다. 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정될 경우, 상장폐지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 대표이사 변경 이사회, 적법 여부 '촉각'

참엔지니어링은 지난 19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최종욱 대표를 해임하고 창업자인 한인수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4명의 등기이사중 3명이 참석해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최종욱 전 대표는 "이사회 개최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이사회 결의 무효 소송과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대표이사지위확인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반면 한인수 대표는 "적법하게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은 최종욱 전 대표가 이사회 개최일자를 연기한 부분에서 크게 엇갈린다. 지난 18일 최 전 대표는 당초 19일 오전 10시로 통보했던 이사회를 30일로 연기했다. 임직원들이 앞선 17일 한인수 대표를 횡령·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한인수 대표는 연기 통보를 이사회 개최 거부 의사로 받아들였고 바로 19일 오전 11시로 이사회를 소집했다.

상법 390조 2항에 따르면 소집권자(대표이사)인 이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이사회 소집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다른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참엔지니어링 정관에는 대표이사(사장)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있을 때에는 그 이사가 회일 1일전에 각 이사 및 감사에게 통지해 이사회를 소집하도록 돼 있다.

참엔지니어링은 대표이사 외에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따로 정한 이사가 없다. 하지만 상법에 따라 이사회 소집요구를 거절할 경우, 다른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최종욱 전 대표는 "지난 18일 이사회 개최를 연기한다고 통보하자 일방적으로 다시 19일 오전 11시에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통보만 날아왔다"며 "이사회 소집을 재요구 해야 돼지만 그런 절차도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한인수 대표 측근은 "이사회 개최일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거절의 의미로 볼 수 있어 상법에 따라 이사가 19일 오전 11시로 이사회 소집을 통보한 것"이라며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최종욱 전 대표가 이사회 개최일을 연기한 부분이 이사회 개최 거절로 볼 수 있느냐 여부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적법한 이사회 개최였는지는 판례 등을 면밀하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이사회 개최를 연기한 부분을 거절 의사로 볼 수 있는지와 새롭게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최대주주 횡령·배임, 사실일까

일부 임직원들이 검찰에 고발한 한인수 대표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의 진위 여부도 쟁점이다. 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참엔지니어링은 상장폐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참엔지니어링의 재무 및 관리 담당 임직원들은 지난 17일 한 대표와 윤점복 상임감사, 김성록 CFO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자측 관계자는 "참엔지니어링 최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로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생했고 회사의 투명한 경영을 위해 내부자 고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혐의 내용은 △업무와 무관한 대표이사 개인용도의 지출을 포함해 △위장 근로계약 및 위장 성과·격려금 지급 △차명 지배회사의 부실채권 회수를 위한 가장 대출 △가공 임차보증금 및 가공 인테리어 공사 지출 △해외 불법 전환사채(CB) 매수 △과도한 해외컨설팅비 지급 △지티종합건설과 진코퍼레이션 등을 통한 회사 자금 횡령과 업무상 배임 등이다.

횡령·배임을 통한 회사의 손해 규모만 대략 278억 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영업손실 75억 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고발자측은 "조성된 자금 대부분이 한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다"며 "불법 행위가 근절되면 연간 수십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인수 대표는 "문제가 된 강남 아파트 부당지원은 당시 참저축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로, 처분손실이 10억 원 가량 발생해 전세대출을 통해 거주하게 된 것"이라며 "비영업용 자산을 영업용 자산으로 바꿀 수 있어 당시 최종욱 경영실장의 주도로 지원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하게 고발장을 보지 못해 일일이 열거하면서 해명할 수는 없지만 문제없도록 대응할 방침"이라며 "횡령·배임으로 인해 회사에 피해는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수 대표 측은 횡령·배임이 사실로 결정나면 대표이사 등의 교체도 고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