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건설업 키워드]'脫 플랜트' 구조조정 쓰나미 몰려오나중동 대형 악성 현장 준공 잇따라…인력 감원 등 조직개편 수면 위
고설봉 기자공개 2015-01-15 06:50:00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해외 악성 현장 준공과 맞물려 원가 관리를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국내 주택시장은 온기가 감돌면서 실적개선 기대가 넘친다. 하지만 유가하락과 환율불안 등 대내외 경기 변수는 여전히 잠재 위협요인으로 남아 있다. 어닝쇼크 사태 후 변곡점을 맞고 있는 건설업계 주요 현안을 들여다 보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9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는 최근 수년간 해외 저가수주 후유증에 시달렸다. 금융위기를 거쳐 지난 2009년 이후 무리하게 따낸 현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공기지연으로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고 손실이 발생했다. 곳곳에서 '악' 소리가 났다.해외 저가수주로 어닝쇼크 홍역을 치른 건설사들은 준공을 서두르고, 출혈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이어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공종·지역 다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잠재 부실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건설업계는 올해가 해외 부실 대형 공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깊게 파인 상처는 새살이 돋아도 흉으로 남는 법. 특히 악성 현장 대부분이 조 단위 초대형 공사로 준공 후 현장 유휴인력 재배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우디·UAE 대형 플랜트 연내 준공...원가관리 사활
지난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중동 등 해외 현장 부실로 지난 2013년 어닝쇼크 사태 수준의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상장사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시장의 흉흉한 소문은 그칠 줄 몰랐다. 지금도 부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상장 건설사 주식은 바닥을 기고 있다.
대표적인 저가수주 현장으로 지목되는 곳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 동·서부 지역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2009년~2011년 저가수주 한 물량은 총 398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현재 81억 달러 규모의 공사가 남아 있다.
대부분 저가수주 현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준공이 잇따랐다. 211억 달러의 저가수주 공사가 몰려 있는 UAE 현장은 작년 말부터 차례로 완공 되고 있고, 올해 초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동부권역 주요 현장은 올 2분기 내 완공 예정이고, 서부 지역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대형 프로젝트 준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림산업은 대형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준공과 EPC 경쟁력 확보를 올 경영목표 최우선 순위에 뒀다. GS건설도 부실이 컸던 중동 주요 현장에 인력들을 대거 배치하고, 체인지오더 등 발주처 협상에 매달리고 있다. SK건설을 비롯한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막판 공사대금 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추가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2013년 어닝쇼크 경험 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 사업 정상화에 주력해왔다. 지난 1년간 해외 부실 현장에 투입된 매몰 비용이 5조 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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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비중 급감...부실 늪 벗어난 현장 인력 어디로?
해외 저가수주 충격은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의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부실 현장 준공이 잇따르면서 향후 유후인력 처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저가 현장 대부분이 초대형 프로젝트로 엔지니어링 전문 인력이 대거 몰려있다. 일부에서는 준공과 맞물려 감원과 대규모 조직개편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금융위기 직후 단기간 내 해외 플랜트 수주를 늘렸던 일부 업체들의 경우 향후 후 단계적으로 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 된다. 업계는 이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어 공종별 수주잔고 변화에 따라 세부 전문 인력들에 대한 재배치와 교육 문제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와 UAE에 집중돼 있는 발전, 정유·가스, 화학 등 초대형 프로젝트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신규 착공하는 현장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2011년 이후 저가수주를 지양하며 플랜트 수주잔고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플랜트 부문은 2011년 이후 매년 수주고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단기간 내 우려할 만한 수준의 인력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체들은 엔지니어링 인력들의 공종별 이동과 교육을 통해 최대한 운용 효율성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현장에 상주중인 한국인 엔지니어 수는 공사 규모 및 진행 단계에 따라 부침이 심한 편"이라며 "완공 후 잉여 인력들에 대해서는 직종변경과 교육 등을 실시하고, 마땅히 배치할 곳이 없을 경우 다른 현장에 투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프로젝트가 종료된 현장을 중심으로 계약직 엔지니어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현장들은 정직원 규모를 제한해 놓고, 프로젝트별로 계약직 직원을 뽑아 현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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