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의 그늘…주가 반등은 언제 [2015 건설업 키워드]해외건설 불투명성 확대 투자자 등 돌려…새 성장 모델 찾아야
이효범 기자공개 2015-01-13 10:20:00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해외 악성 현장 준공과 맞물려 원가 관리를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국내 주택시장은 온기가 감돌면서 실적개선 기대가 넘친다. 하지만 유가하락과 환율불안 등 대내외 경기 변수는 여전히 잠재 위협요인으로 남아 있다. 어닝쇼크 사태 후 변곡점을 맞고 있는 건설업계 주요 현안을 들여다 보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9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가 유가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공사 주요 발주처였던 산유국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 외형성장의 밑거름이 됐던 해외건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상장 대형 건설사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주요 먹거리였던 해외수주 감소와 수익성 저하 등을 우려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유가하락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분위기다.
◇국제유가 반토막, 중동 발주처에 직격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던 국제유가가 지난 반년 동안 반토막났다. 6일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47.93달러이다. 셰일오일의 입지 강화와 산유국들의 이해관계 등이 얽히면서 유가하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해외공사에 열을 올리던 건설업계에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중동 지역에 편중된 발주처가 산유국에 집중돼 있다 보니 해외건설 수주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수주가 대폭 증가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로 중동지역 공사는 전체 해외 수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하락으로 주요 산유국들의 재정여력이 약화되면 올해 중동지역에서는 플랜트와 인프라사업 등의 발주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동지역의 발주가 급감할 경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외형을 유지하기 벅찬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해외사업은 대형 건설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중동에서 발주되는 공사 물량이 줄어든다면 국내 건설사들은 일감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익성 저하도 우려된다. 팍팍해진 발주처 사정과 맞물려 중동지역 공사 수익성도 저하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미 수주한 해외공사에서의 추가적인 원가 상승 가능성을 생각하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해외건설 수주를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동 이외의 시장을 더욱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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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못추는 건설주...약세 국면 장기화 조짐
유가하락 영향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 건설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해외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건설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꺼리게 만들고 있다.
상장사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주식은 2013년 12월 30일 종가기준 가격 6만 700원, 9만 4100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월 8일 종가기준 가격은 3만 9050원과 5만 8700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대우건설 주가도 같은 기간 1960원 떨어져 5410원을 기록했고, GS건설도 1만 원 넘게 빠진 2만 200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주가는 지난 2007년 12월 28일 기준 각각 17만 9000원과 15만 6000원에 달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가는 모두 5만 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해외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주가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유가하락에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다만 삼성물산은 다른 건설주에 비해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유가하락 등의 외생변수보다 그룹 내부의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중요한 고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경우 향후 가업승계 등 그룹 내부 변수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주가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10월이면 대우건설을 인수한 산업은행의 펀드 만기가 도래한다. 하지만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고민은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당사의 주가는 전고점과 전저점을 오가며 과도한 부침을 보였다"며 "이는 기업가치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체질개선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국내 건설사 역대 최대 주택 물량인 3만 1580가구를 공급한다. 신규분양 시장의 활황에 편승해 주택공급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더불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향후 건설주의 급격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08년 이후 건설업계가 사실상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건설주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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