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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점 이익률' 삼성전기, 중국서 돌파구 찾나 [Company Watch]작년 영업이익률 0.02%..중국 전담부서 신설 '역량 집중'

박창현 기자공개 2015-02-03 08:57: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2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한 해는 너무나 어려운 시기였다.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권영노 삼성전기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014년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어느 한 순간 순탄하게 지나간 때가 없었다. 급락한 주가와 소수점 이익률 등 실적과 숫자가 그 험난했던 파고를 대신 말해주고 있다.

전방 사업인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추가 최고급(프리미엄) 사양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옮겨가면서 삼성전기도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 장기화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시장 공략과 ESL(전자가격표시기) 등 신수종사업 육성 등 매출 다변화가 올 한해 삼성전기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도와 비교해 13.5% 감소한 7조 1437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무려 99.6%에 달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3년 46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16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 전부다.

영업이익률은 0.02%로 전년 동기 대비 5.5% 포인트 감소했다. 100만 원어치 물건을 팔아서 200원의 이윤을 남긴 셈이다.

소수점 이익률 삼성전기, 중국서 돌파구 찾나

삼성전기는 작년 1분기부터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과 마주했다. 주요 거래선(삼성전자)향 수요 약세와 판가 하락, 원화 강세,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재고 조정 요인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의 경우, 1131억 원에서 151억 원으로 거의 1/10 토막이 났다. 그나마 영업이익이 전분기 359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점이 위안거리였다.

2분기에도 실적 부진 흐름은 이어졌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부문의 부진이 대형 악재가 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에 시장 전망치 8조 원에 한참 밑도는 7조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 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 여파로 삼성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 90.5% 감소했다. 전년도 9%가 넘었던 영업이익률도 2분기에는 1% 대로 곤두박질쳤다.

시장 여건이 더 악화되면서 3분기에는 영업 적자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전기는 작년 3분기에 1조 7217억 원의 매출과 6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지난 2013년 4분기 359억 원 적자를 낸데 이어 다시 세 분기만에 적자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기판(ACI)사업부와 파워·네트워크모듈(CDS) 부문 등 전 사업 부문이 동반 부진을 겪으면서 실적도 바닥을 쳤다.

수익성 악화로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2분기 69.1%로 떨어졌다가 다시 74.1%까지 올랐다. 2013년 2분기 81.5%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순차입금비율도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수 년 간 20% 대를 유지했던 순차입금 비율은 당시 30%를 넘어섰다. 향후 신규 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삼성전기는 결국 삼성SDS 지분 매각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작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1% 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 역시 삼성SDS 지분 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전속시장 리스크를 뼈저리게 겪은 삼성전기가 내놓은 대응 카드는 '중국 시장' 공략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중국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작년 중화권 고객사로부터 벌어들인 매출 비중이 14%까지 올랐다.

올해는 중화권향 매출 비중을 2배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전략 마케팅실 내에 임시 지원 조직으로 운영됐던 '중화 영업팀'을 작년 조직개편 때 정식 부서로 격상시켰다. 이후 마케팅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했고,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 승진도 이뤄졌다.

삼성전기는 당장 영업망 확장과 함께 판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중화 영업팀을 중심으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를 비롯해 레노바, 화웨이 등 대형 거래선과의 납품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모바일 부품 전문 제조업체까지 마케팅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기존 칩 부품(MLCC, 적층세라믹콘덴서)과 카메라 모듈은 몰론 기판, 통신모듈 등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중화 영업팀을 필두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중화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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