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 증시 입성 '장고'...실적호전 불구 밸류는 아직 모회사 재무부담 가중 '변수'
김시목 기자공개 2015-02-06 09:46:5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4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가 증시 입성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윤활기유 부문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적정한 상장 시점을 타진 중이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수치가 아직 시장의 적정 가격과 괴리가 있는 탓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유가증권시장 입성 시점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정 밸류에이션이 산출되거나 모회사의 결단이 나올 경우 이르면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가 중단했던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윤곽이 나온 것은 없다"며 "하지만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생각하는 밸류에이션이 산출된다면 연내 상장이 추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1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듬해 IPO를 추진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올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142억 원, 3829억 원으로 시가총액은 5조~6조 원가량 추산됐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하반기 이후 급격한 업황 침체로 주력 사업의 실적이 급락하면서 IPO를 잠정 중단했다. 침체를 겪던 SK루브리컨츠는 주력인 윤활기유 부문의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다시 상장 재검토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주관사와 IPO 재개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 SK루브리컨츠가 지난해 3분기까지 올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89억 원, 1406억 원. 실적이 크게 고꾸라진 2013년 연간 실적(영업이익, 순이익 각각 1556억 원, 959억 원)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개선세를 나타냈다. 특히 윤활기유는 전년 같은 기간(484억 원) 대비 4배 가까이 불어난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기유 사업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유·석유화학 사업 부진에도 불구 '나홀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윤활유 시장은 물론 글로벌 윤활유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선진국으로부터의 안정적 수요에 최근 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수요가 점증하고 있는 추세다.
SK루브르컨츠는 이 같은 실적 호전에도 불구 여전히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관사단과 협의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 상장 시점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적정 밸류에이션 산출 등 규모가 큰 대형 딜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SK이노베이션과 SK루브리컨츠가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현재 동종업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3조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탓에 상장 시점이 의외로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설비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조 865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SK루브리컨츠 IPO를 통해 자금 수혈이 가능하단 점에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카드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이 가중된 모회사의 결단 역시 SK루브리컨츠의 증시 입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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