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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시장 숨은 고수로 떠오른 '머스트투자자문' 차익거래 이어 발기인 참여 전략 구사…부자들 입소문에 '문전성시'

송광섭 기자공개 2015-02-10 06:44: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6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스트투자자문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시장에서 숨은 고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출범 초기 잇따른 합병 실패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을 골라 차익거래를 했고, 선데이토즈로 대박을 터트린 이후 투자 수요가 늘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 출신의 김두용 대표가 2006년에 설립한 머스트투자자문은 운용 성과가 우수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당기순이익도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업계 2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홍보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운용 자산은 1400억 원 정도로 전부 개인 자금이다.

머스트투자자문은 지난해 1월부터 신규 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혹여 신규 자금을 받는다 해도 아무나 맡길 수도 없다. 투자 성향이 머스트투자자문의 운용 철학에 부합해야 받아준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자금을 일임하기 전 1시간 이상 투자자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줄 서 있는 자금들도 상당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드러내지 않는데도 고객들이 먼저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운용수익률이 우수해서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보다는 남과 다른, 그들만이 지닌 특유의 운용 전략을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팩 투자다.

◇발행가 하회 종목 '사재기'…매수청구권 행사로 이익 창출

스팩은 공모로 자금을 조달 후 비상장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된 명목회사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내 합병해야 한다. 합병 실패 시에는 주주에게 원금뿐 아니라 3년치 이자수익을 돌려준다. 사실상 원금보장형 상품과 다르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머스트투자자문은 총 12개 스팩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스팩은 4개다. '하나머스트3호스펙'이 14.25%로 가장 많았고, '하나머스트스펙' 10.3%, '케이비제3호스팩' 9.54%, '하나머스트2호스팩' 7.23% 순이다.

머스트자문 주요 스팩 지분보유 현황

머스트투자자문이 스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시장 출범 초기인 2010~2011년이다. 그때만 해도 스팩 시총이 과하게 컸고 합병 기회도 번번히 놓쳐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부 스팩의 가격은 발행가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머스트투자문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차익거래(아비트라지)를 시도했다. 발행가 밑으로 떨어진 종목들을 5% 이상 지분신고까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그리고는 합병 승인 관련 주총에서 모두 반대표를 던지고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당시 스팩을 통해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흐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합병이 통과되는 게 오히려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한화SV스팩1호'의 지분율 변화를 보면 2011년 10월에는 4.44%에 그쳤지만, 2012년 12월에는 19%까지 급증했다. '대신증권그로쓰스팩'도 2012년 3월 세 차례 지분신고 끝에 17.63%를 매입했다. 그러다 이듬해 2~3월에는 두 종목의 지분율은 4%대로 급감했다.

물론 머스트투자자문 외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차익거래 전략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선데이토즈 합병으로 '대박'을 터트린 이후 스팩 시장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머스트투자자문의 진가는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살아나는 2기 시장…발기인 참여 전략 '주력'

스팩은 2기 시장을 맞았다. 머스트투자자문은 차익거래 전략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그 대신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발기인으로 참여하면 발행가 2000원의 절반인 1000원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없고, 원금보장도 안 된다.

2기 스팩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증권사 IB들은 시총을 줄이고, 합병 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게다가 선데이토즈 이후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발행가 밑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스팩 시장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머스트투자자문은 1기 시장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발기인 참여의 기회를 얻었다. 그게 바로 하나대투증권과 함께한 '하나머스트스팩'이다. 1기 시장에서 모두가 꺼려할 때 적극적으로 5% 이상 지분공시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5% 지분공시를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이벤트드리븐 헤지펀드가 대표적이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스팩만 8개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설립된 타이거투자자문도 지난달 '유진스팩1호' 지분을 5.54% 매입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스팩 시장에서 발기인 참여는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머스트투자자문은 이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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