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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주총이 끝 아냐" 녹십자 이사회 진출 노력 잇따를 듯...일동제약, 경영권 사수 주력

김선규 기자공개 2015-02-12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1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녹십자 이사 선임 저지에 힘을 쏟기보다 주총 이후 경영권 사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녹십자의 이사 선임 안건 통과 여부가 경영권 방어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주주총회에서 힘을 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은 9일 녹십자의 일방적인 주주제안권 행사를 두고 '명분 없는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간주하고 이런 행동이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주주제안서가 적대적 인수 의도가 아닌 협력관계임을 보여 달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제안했다. 이 같은 일동제약의 행보는 지난해 기업분할 주주총회를 앞둔 모습과 사뭇 다르다.

즉각적으로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녹십자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이어 구체적인 입장과 조치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보여 왔던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공세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기업분할 때와 달리 일동제약의 대응이 한결 유연해졌고, 단호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일동제약이 이사 선임 표결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사 선임 안건은 전체 주식 수 중 4분의 1이상,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일동제약 지분율이 녹십자보다 3.1% 높아서 이사 선임안 의결에 유리하다. 소액주주의 참여가 저조하다면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이사회 진입을 자력으로 막을 수 있다.

이정치 회장 연임안 통과도 자신 있는 눈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우선 일동제약의 지분율에서 녹십자보다 높아 주총 표 대결에서 유리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일동제약이 유리한 입장이라도 주총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피델리티 펀드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개인주주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과 녹십자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3대 주주 피델리티 펀드(지분율 9.99%)는 주총 전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 투자자(FI)인 피델리티 펀드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현재의 경영권 분쟁 사태가 싱겁게 마무리되는 것보다 불씨를 키우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녹십자 이사 선임 요구안이 가결되더라도 경영권 유지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이번 주총에서 힘을 쏟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동제약의 총 사내·외 이사수는 10명이다. 이중 1명을 녹십자에 내주더라도 아직 9명의 이사가 일동제약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물론 녹십자의 이사진 진출로 심정은 불편해지겠지만 주총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영권 사수에 총력을 다 한다면 녹십자의 뜻대로 휘둘리지만은 않을 거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녹십자의 이사 선임 안건 표결이 모든 것을 판가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녹십자가 이사회 진출 노력을 통해 일동제약의 경영권 참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지, 일동제약은 이를 어떻게 차단하고 경영권을 사수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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