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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 앞세운 증권사, 퇴직연금 영토 확장 [퇴직연금시장 분석]점유율 전년비 0.4%p 늘려…HMC·미래에셋증권 등 상위사 약진

최은진 기자공개 2015-03-06 14:56:3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4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업 사업자들이 총 4조 원 이상의 적립금을 유치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수익률에 따라 수급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 사업자들의 약진으로 은행 사업자들의 점유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증권업권 사업자 13곳 중 HMC투자증권이 독보적인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역시 퇴직연금 마케팅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 퇴직연금 시장 내 증권업권 점유율 확대…'상품 경쟁력' 주목

24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4 퇴직연금 영업실적'에 따르면 증권업권 사업자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8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4조 1862억 원 늘어난 것으로,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16.7%에서 17.1%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인 은행권의 점유율은 50.9%에서 49.5%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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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전년도보다 2조 7672억 원 늘어난 13조 4712억 원으로, 확정기여형(DC)은 9921억 원 증가한 3조 583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은 1조 2451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4272억 원 늘었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제도의 비중은 73%로, 여전히 가장 크지만 전년도(76%)와 비교해 다소 감소했다. 반면 DC형과 IRP 비중은 각각 18%에서 20%로, 6%에서 7%로 증가했다. 가입자가 여러가지 상품을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DC와 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품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도 DB제도 비중은 1.5%p 줄어든 반면 DC 비중은 1.6%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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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업계에서는 증권업권의 강점으로 상품 경쟁력을 꼽는다. 은행예금부터 퇴직연금 전용 ELS·ELB·환매조건부채권(RP) 등 원리금보장상품 가짓수도 타 업권 대비 많다. 뿐만 아니라 금리 수준도 타 업권 대비 0.6%p가량 높다. 또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을 위해 필요한 주식·채권·파생형 등 다양한 유형의 펀드상품을 주기적으로 추가 라인업하고 있다.

증권업권 포트폴리오 컨설팅도 주목받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 유형 별 최적의 포트폴리오 상품이 구성된 퇴직연금 랩어카운트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안정형 및 공격형 자산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자산배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기획됐다. 증권사들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도 타 업권 대비 비교적 분산되어 있는 편이다. 은행과 보험업권은 적립금의 94~98%가 원리금보장상품에 치우쳐 있지만, 증권업권은 81.7% 비중으로 가장 낮다. 대신 실적배당형상품에 13.5%가량이 분산돼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업 사업자들은 원리금보장상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익숙해, 자산배분 컨설팅 역량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DC와 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업권 사업자들도 조명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HMC·미래에셋증권 등 상위사업자 약진…대우·NH투자증권도 존재감 쑥쑥

증권업 순위
출처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시장 내 증권업권 사업자 13곳 중 1위는 HMC투자증권으로 총 6조 3391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조 3349억 원을 유치하며 증권업권 내 적립금 증가규모가 가장 컸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5.9%로 6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퇴직연금을 싹쓸이하며 퇴직연금 사업을 키우고 있다.

독보적인 선두 HMC투자증권에 밀려 만년 2인자인 미래에셋증권도 퇴직연금 마케팅을 꾸준하게 펼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총 적립금은 3조 4515억 원으로, 지난 한 해 7695억 원을 유치했다. 증권업권 내 두 번째로 유치규모가 큰 사업자다.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3.2%로 그대로지만 순위는 KDB산업은행을 제치고 11위에서 10위권으로 도약했다.

증권업권 선두사업자 이외에도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중위권 사업자들도 퇴직연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한 NH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0.7%에서 1.0%로 확대되며, 순위도 25위에서 20위권으로 크게 도약했다. 지난해 4579억 원을 유치하며 증권업 사업자 중 3번째로 적립금 증가규모가 컸다.

적립금 1조 원 돌파를 앞둔 KDB대우증권 역시 지난해 3775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총 적립금 9988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0.9%로 증권업권 내 6위 전체 사업자 순위 21위를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점유율이 0.2%p 확대되며 순위도 각각 크게 뛰었다. 이는 지난 2011년 말 퇴직연금 본부를 WM사업부 아래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후 지점과 본사 퇴직연금 영업부서와의 협력을 통한 퇴직연금 마케팅이 강화되며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지난해 뒷걸음질 친 증권사도 있었다. 현대증권은 88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지만 시장 점유율 및 사업자 내 순위가 추락했다. 유안타증권은 증권업권 내 사업자 중 유일하게 적립금 규모가 241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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