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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 왜 '스팩'에 꽂혔나 스팩시장 '큰손' 부상…"투자위험 적고, 엑시트전략 많아"

송광섭 기자공개 2015-02-27 13:52:31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4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운용의 이벤트드리븐 전략 헤지펀드가 최근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이후 5% 이상의 지분을 사들인 스팩은 총 9개다. 약 5개월 만에 스팩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시장에 진출해 연간 16.79%의 수익을 올리며 단번에 인기펀드로 자리매김 한 안다자산운용의 멀티 전략 헤지펀드도 스팩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멀티 전략을 활용하는 많은 헤지펀드들이 스팩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스팩 투자 비중 10%…"안정성 높은 투자대상"

대신자산운용의 이벤트드리븐 전략 헤지펀드(이하 이벤트드리븐 펀드)로는 '대신 [밸런스]Corporate Event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와 '대신 에버그린 이벤트드리븐전문사모투자신탁제2호'가 있다. 이 두 펀드의 운용 전략과 포트폴리오는 사실상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벤트드리븐 펀드의 운용 전략은 크게 합병차익거래(Merger Arbitrage), 스페셜시츄에이션(Special Situations) 등이 포함된 이벤트드리븐(Event driven)과 메자닌(Mezzanine), 펀더멘털 롱숏(Long-short) 등을 추구하는 멀티스트래티지(Multi strategy)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스팩은 스페셜시츄에이션에 해당한다. 유상증자나 분사(Spin-off), 기업공개(IPO)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인 서스페셜시츄에이션은 전체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스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으로 높지 않다. 수 많은 투자대안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자산운용의 헤지펀드가 스팩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다른 이벤트드리븐 전략에 비해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흔히 이벤트드리븐이라고 하면 M&A(인수·합병) 대상 종목을 롱숏하는 전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성공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M&A의 경우 은밀하게 거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에 나오는 정보를 가지고 롱숏 포지션을 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데다, 적절한 투자 시기를 이미 놓쳤을 가능성 역시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양쪽 포지션에서 모두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펀더멘털 롱숏 전략과 달리 스팩에서 입을 수 있는 손실은 제한적이다. 그동안 매수청구가격이 공모가를 5~10% 정도 웃돈 점을 감안하면, 공모는 물론이고 매수청구가격 예상치를 밑도는 종목에 투자해도 사실상 원금보장형과 다를 게 없다.

게다가 스팩이 진행되는 동안 각 단계별로 다양한 자금회수(엑시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공모 과정에서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경우, 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장중 예상 최고가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합병 이후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이벤트드리븐 전략 헤지펀드는 기존에 보유한 스팩에서 이미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선데이토즈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스팩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힘입어 이들 펀드는 지난달 한국형 헤지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에 오르기도 했다.

◇ 발기인 참여 목표…PEF 투자 전략 '검토'

선데이토즈를 기점으로 스팩은 2기 시장에 접어들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시가총액 100억 원 미만의 스팩도 많아졌고, 합병 절차 역시 한층 신속해졌다. 1기 시장과 달리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벤트드리븐 펀드는 2기 시장 들어 차익거래 전략은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했다. 그 대신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 발기인이 되면 공모가의 절반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주총에서 반대표를 덜질 수 없고, 원금보장형 구조는 사라진다.

발기인 참여는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스팩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인지도가 있어야 가능하다. 과거 머스트투자자문이 1기 시장에서 명성을 쌓은 뒤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하나머스트스팩' 시리즈를 선보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이벤트드리븐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스팩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5% 지분 공시도 적극적으로 했다. 5% 지분 공시를 한 스팩 9개 중 8개에는 보고서에 강승균 헤지펀드2본부장이 업무 담당자로 기재돼 있을 정도다.

물론 단순히 인지도만 높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벤트드리븐 펀드가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과거 이들 펀드가 청약이 미달된 물량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벤트드리븐 펀드는 스팩 외에 사모펀드(PEF)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 내 매각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이 같은 이유에서 일부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향후 스팩과 함께 사모펀드 시장은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보다 새로운 투자 전략을 강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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