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25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이 중소형 증권사에 쏠쏠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스팩 전문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KB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의 대결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우성아이비와 합병상장을 완료하면 시장에서 두개 기업의 합병상장을 완료한 곳은 KB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두곳으로 압축된다.KB투자증권은 은둔형 투자고수로 통하는 장덕수 DS투자자문 회장을 비롯해 다양하게 발기인을 두는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장외주식 고수로 통하는 김두용 머스트투자자문 대표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피합병대상 기업 선정결과에 관심이 몰리는 분위기다.
◇KB vs 하나대투...스팩에서 맞붙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은 지난 1월 제7호 스팩의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고 다음달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머스트투자자문과 함께 4호 스팩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KB투자증권은 알서포트와 케이사인을 피합병기업으로 선정해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대투증권 역시 선데이토즈와 우성아이비를 피합병기업으로 선정해 합병상장에 성공했다. 다양한 증권사들이 스팩을 상장시키고 있지만 지금까지 두개 기업을 합병상장한 곳은 두 증권사뿐인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피합병기업 선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KB투자증권은 3호부터 7호까지 5개 스팩의 피합병기업을 발굴해야 한다. 에스티벤처스, 장덕수 DS투자자문 회장 등 다양하게 발기인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덕수 DS투자자문 회장이 직접 발기인으로 참여한 스팩은 2호와 6호. 지난해 케이사인과 합병상장에 성공한 2호 스팩 이후에 6호 스팩이 게임개발업체인 액션스퀘어와의 합병설이 돌면서 큰 관심이 몰리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김두용 머스트투자자문 대표와의 인연을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다. 조만간 4호 스팩을 상장할 예정이다. 머스트투자자문은 DS투자자문에 비해 운용규모는 작지만 장외주식에 특화된 곳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자문사와의 협력은 자문사가 앞단에서 피합병대상 기업을 발굴해주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은 법인데 DS투자자문이나 머스트투자자문은 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곳이고 실제로 발품을 들이는 노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스팩에 공들이는 이유는 …수수료·자본차익 등 두배 수익 남겨
중소형 증권사들이 스팩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직접 발기인으로 참여하면 두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할 경우 보호예수기간이 1년으로 더 높게 적용되지만 공모가액 2000원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자본차익 등으로 두배가량의 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수수료 수익까지 적지 않은 편이다.
우성아이비와 합병이 예정된 하나머스트스팩의 경우 지난해 공모청약으로 250만주(50억 원)를 발행했다. 하나대투증권이 인수대가로 받는 총 수수료는 모집금액의 4%인 2억 원. 공모 청약시 2% 수수료를 받고 합병시 나머지 2%를 받는 식이다. 합병상장까지만 성공해도 2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100만주였다. 기존 주주들이 발행한 100만주(주당 1000원)와 공모청약으로 발행한 250만주(주당 2000원) 등 350만주가 총 발행주식이다. 지분희석을 감안하면 주당 1714원으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100만주는 17억1400만 원이 된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가액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투자함으로써 기존에 저가 투자분에 의해 주당가치가 희석되지만 기존 발기인으로 참여한 주주는 두배 가까이 이득을 볼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공모청약 전 발기인으로 참여해 총 50만주를 취득했다. 보호예수기간 해제시까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기존 주주 지분의 50%로 17억 원의 절반인 약 9억 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합병에 성공하면서 2억 수수료 받은 것 까지 감안하면 1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5억 원을 투자해 두배 이상 수익을 남긴 것이다.
KB제2호스팩 역시 총수수료만 5억1800만 원으로 어지간한 코스닥 기업 IPO 수수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스팩 열기가 피합병기업의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이다"라며 "연말까지 실제 합병상장되는 스팩이 몇 개나 나올지 지켜보면 자연히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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