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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가봐야 안다”…일동제약도 녹십자도 불안 이사 1명 선임 두고 주총 표대결 불가피...다음 달 20일 결판

김선규 기자공개 2015-02-27 08:28: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이사선임 안건을 두고 표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동제약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녹십자의 이사 선임안을 주총안건으로 채택했다. 녹십자는 지난 6일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가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녹십자는 2009년까지 녹십자 대표이사를 역임한 허재회씨를 사외이사로 제안하고 감사로는 자회사 녹십자셀 사외이사이자 성신회계법인 대표이사였던 김찬섭씨 추천했다.

그간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이사 선임 추천안을 경영권 간섭으로 보고 녹십자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 표명과 회동을 제의했지만, 녹십자는 주주제안이 2대 주주로서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며 녹십자의 제의를 거부했다.

녹십자의 주주제안은 상법상 절차적인 문제가 없고 회사 정관에 위반되지 않아 일동제약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녹십자의 이사선임 안을 주총 안건으로 채택해야 했다.

이사 선임 안건은 전체 주식 수 중 4분의 1이상,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일동제약 오너인 윤원영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일동제약 지분 32.52%를 보유하고 있어 일부 우호 주주만 확보한다면 선임안 의결을 유리하게 끌고 갈수 있다.

하지만 녹십자의 세(勢)도 만만치 않다. 일동제약 지분 29.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돼 있어 양사의 지분 격차가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피델리티 펀드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개인주주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과 녹십자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3대 주주 피델리티 펀드(지분율 9.99%)는 주총 전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 투자자(FI)인 피델리티 펀드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현재의 경영권 분쟁 사태가 싱겁게 마무리되는 것보다 불씨를 키우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일동제약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녹십자 인사 2명이 이사회 진출에 성공한다면 향후 일동제약의 경영활동이 녹십자의 제약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녹십자의 이사진 진출로 심정은 불편해지겠지만 주총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영권 사수에 총력을 다 한다면 녹십자의 뜻대로 휘둘리지만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일동제약은 이번에 녹십자의 이사회 진입을 막더라도 주총 이후 녹십자의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사례를 볼 때도 경영참여를 선언한 대다수 펀드나 기업은 우선 이사회에 사외이사 혹은 감사를 추천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녹십자의 이사 선임 안건 표결이 모든 것을 판가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녹십자가 이사회 진출 노력을 통해 일동제약의 경영권 참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지, 일동제약은 이를 어떻게 차단하고 경영권을 사수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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