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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포기' 금호산업 인수후보 득실은 박삼구 '맑음', PE업계 '흐림, 호반건설 '중립'

문병선 기자공개 2015-02-27 15:32:02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7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막판 허겁지겁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더니 이튿날 다시 LOI 제출을 철회한 신세계의 오락가락 행보에 따라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 사이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맑음', 사모펀드(PE)업계 '흐림', 호반건설 '중립'이다.

27일 신세계그룹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 후보 중 막강한 자금력을 겸비한 전략적투자자(SI) 신세계가 인수전에서 발을 뺌에 따라 여러 후보들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우선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한결 수월하게 경쟁 판도를 읽어 볼 수 있게 됐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신세계의 불참은 금호산업 몸값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박 회장도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해 동원해야 할 자금 부담이 다소 줄어들 여지가 있다.

금호산업 몸값은 약 1조원 가량으로 분석된다. 금호산업 시가총액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이다. 하지만 신세계라는 자금력을 겸비한 전략적투자자가 나섬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신세계를 견제하려는 다른 대기업의 참여가 이어지면 경쟁이 심화된다. 아울러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국적항공사이자 희귀 매물이어서 몸값이 더 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번에 신세계가 전격적으로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철회함에 따라 이런 시나리오는 다소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행 중인 딜에 대해 뭐라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의연하게 이번 딜을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PE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불참이 흥행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기류가 있다. 신세계의 불참은 곧 롯데의 불참과 다름 아니다. 또 경쟁의 약화를 의미한다. 경쟁이 거세질수록 PE의 수익은 늘어난다. 금호산업 LOI를 제출한 PE는 MBK, IBK, IMM, 자베즈파트너스 등 4곳이다.

신세계가 LOI를 제출한 뒤 여러 PE들이 많은 대기업과 접촉하며 PEF 출자를 요청해 왔다. 한 관계자는 "장사진을 치고 있다"라고 했다. 많은 출자금이 들어올 수록 PE의 수익은 많아진다. 하지만 신세계와 롯데의 불참이 확정되면서 다른 대기업도 금호산업 인수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게 PE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다.

신세계의 불참에 따라 유일하게 SI로 남게 된 호반건설의 경우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여러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처음부터 전략적투자자 입장에서 참여했고 경쟁구도가 어떻게 전개되든 묵묵하게 금호산업 인수전에 임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신세계의 탈락은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몸값이 낮아지면 그만큼 금호산업 인수에 비용이 덜 들어가는 점은 호재, 몸값이 낮아질수록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은 악재다.

신세계 불참에 따른 이런 손익계산서는 아직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속단하기 이르다. 적격예비후보 선발, 실사, 예비입찰, 본입찰 등의 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사이에 또 어떤 후보가 PEF와 짝을 지어 등장할 지 모른다. 다만 강력한 후보였던 신세계가 불참함에 따라 금호산엄 매각전의 전체 판도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추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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