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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은행 점유율, 50%선 깨졌다 [퇴직연금시장 분석]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타 업권 대비 금리 낮아

최은진 기자공개 2015-03-06 14:57:57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 절반을 독식하며 절대 강자로 꼽히던 은행업권의 점유율이 하락했다. 그 자리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영업에 집중하던 증권과 보험업권이 채웠다. 정해진 금액을 받는 확정급여형(DB)보다 상품 수익률에 따라 수급액이 달라지는 DC와 IRP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도 DC 영업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은행업권 사업자 14곳 가운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상위사업자들이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약진했다. 반면 KDB산업은행은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고, 일부 지방은행들은 1000억 원 대 적립금을 유치하는데 그치는 등 타행 대비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 은행업권 점유율 50%대 붕괴…"퇴직연금 시장 내 경쟁력 위축"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4 퇴직연금 영업실적'에 따르면 은행권 사업자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52조 97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10조 567억 원 늘어난 것으로,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50.9%에서 49.5%로 축소됐다. 은행업권이 그동안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왔지만 다시 4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같은기간 증권업권의 점유율은 0.4%p, 보험업권은 0.9%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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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제도 유형별로는 DB형이 31조 983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5조 1609억 원 증가했고, DC형은 15조 3437억 원으로 4조 1004억 원 늘었다. IRP적립금은 7958억 원 늘어난 5조 65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업권의 주요 변화로는 적립금 중 DC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기준 은행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 비중은 62%였지만 지난해 60%로 줄었다. 반면 DC 적립금 비중이 26%에서 29%로, 0.3%p 증가했다. 가입자가 여러가지 상품을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D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들도 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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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은행업권에 유치된 적립금 대부분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됐다.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입된 적립금 비중은 전체 93.2%로 압도적이었다. 증권업권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81.7%였던 점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은행권의 원리금보장상품 금리는 연 2.4%로, 타 업권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증권은 3.1~3.2% 수준으로 가장 높았고, 보험업권이 2.9%대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은행업권의 적립금 중 실적배당형상품에 편입된 비중은 4.6%에 불과했다.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담당자는 "은행업권에 퇴직연금을 넣은 기업 및 고객들은 주로 은행성향 고객이기 때문에 원리금보장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펀드상품을 꾸준히 라인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시장 내 은행업권의 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위 '꺾기'라고 불리는 대출을 이용한 영업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엄격하게 감독하고 있어 영업환경이 보다 어려워진데다 상품경쟁력 역시 타 업권 대비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행들 스스로 퇴직연금 사업 역량 강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신한·국민·우리·기업·농협은행 1조 원 유치…지방은행들, 성과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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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14곳 중 1위는 총 9조 9909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한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1조 8201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10조 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9.3%로, 삼성생명 다음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 막강한 고객 Pool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컨설팅 자격인증 과정인 PMA 및 JPMA 교육을 통해 퇴직연금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각 지점에 배치하는 등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 외에 은행업권 내 2위~5위 사업자인 국민·우리·기업·농협은행도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DB제도에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DB 적립금은 4163억 원 늘어난 반면 DC와 IRP에서 각각 7906억 원, 2177억 원 증가했다. DC와 IRP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마케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KDB산업은행과 일부 지방은행들의 성과는 미미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5509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지만 전체 시장 내 점유율은 3.4%에서 3.2%로 감소했고, 사업자 내 순위는 10위에서 11위로 주저앉았다. 부산·대구·경남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은 1000억 원대의 자금을 끌어모으는데 그쳤다. 은행업권 내에서도 상위사업자 위주로 퇴직연금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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