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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강조' 삼성전기, HDD모터 구조조정 칼 뽑나 조직 분리·해외 판매법인 자산 축소..타 계열사 이전 시나리오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5-03-10 08:15: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6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윤태 사장 체제를 맞이한 삼성전기가 만성 적자의 하드디스크(HDD) 모터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별도 조직 분리와 해외 판매법인 외형 축소 등 사업 재편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 계열사로의 사업 이관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달 조직 개편을 통해 파워-통신모듈(CDS)사업부와 카메라 모듈-모터(OMS)사업부를 모듈(DM)사업부로 합쳤다.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OMS 사업부에 소속돼 있던 HDD모터 부문이 별도 조직으로 떨어져 나왔다. 핵심 사업부 소속에서 개별 팀으로 위상이 크게 떨어진 모양새다. OMS사업부 수장이었던 홍사관 부사장이 HDD모터 사업팀만 따로 맡고 있다. 카메라모듈과 HDD모터, 정밀모터 제품 생산을 총괄하다가 한 사업 아이템만 담당하게 된 셈이다.

HDD모터 사업부는 삼성전기의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다. 1위 사업자인 일본 '니덱'이 독점적 시장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탓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2위 HDD 모터 기업인 일본 알파나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시장 침체 악재로 손실 폭만 더 커지고 말았다.

삼성전기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 분리를 했다는 입장이자만, 업계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별도 조직으로 둘 경우, 내부 조직 축소와 인력 감축 등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 초 희망 퇴직 등 인력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HDD 모터 부문 인력들이 대거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알파나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면서 일본과 태국에 HDD 모터 판매·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인수 후 800억 원이 넘는 신규 자본을 출자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작년까지 누적된 손실만 1580억 원에 달한다.

이에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에 대해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판매법인은 자산을 크게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대신 생산법인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외형을 키웠다.

판매법인의 경우, 2013년 말 당시 2465억 원 규모였던 자산 총액을 작년 1487억 원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판매법인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부실 재고 정리에 나섰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자회사 지분에 대한 손실 처리 가능성도 높다. HDD모터 판매법인은 생산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생산법인이 수 년 간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지분 장부가치와 실제 시장 가치의 차액을 손실로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판매법인은 작년 한 해 동안만 약 56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생산법인은 작년에 오히려 자산 규모가 1358억 원에서 2618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 2013년부터 노트북과 외부 보조 데이터 장치 수요 증가에 발맞춰 슬림(Slim) 제품에 대한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선 것이 외형 증가에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삼성전기가 직접적인 자금 수혈 없이 사실상 외부 차입을 통해 시설 투자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 기간 부채는 1636억 원에서 3128억 원으로 15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 결과 취악했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액만 510억 원에 달한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구조가 이어지고 있고, 재무 건전성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점에서 향후 생산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요구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거래선 수요 부진으로 IT 핵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힘겨운 상황에서 삼성전기가 적자 HDD모터 부문까지 이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을 타 계열사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과거 LCD 사업부 이관 경험이 있고, 자금력도 풍부한 삼성전자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는 HDD모터 사업부 이관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익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효율성 재고 방안에 대해서는 꾸준히 모색할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만큼 삼성전기 HDD모터 사업 부문 재편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와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는 HDD 제조업체 '씨게이트'와 협력 수준을 더욱 강화해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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