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GS칼텍스·S-OIL, 원유조달 '3사 3색' 아람코·KPC 주고객...도입선 다변화 추세
김익환 기자공개 2015-03-11 09:41: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황악화로 비용절감에 나선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 원유를 주축으로 하는 조달전략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오랜 기간 공들여 구축한 중동 원유 조달선은 정유사별로 판이하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각각 쿠웨이트, 이라크서 주로 수입하고 에쓰오일(S-OIL)은 사우디에서 물량의 90%를 조달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서울 모처에서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장기 원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김형건 사장과 KPC 마케팅부문 임원인 나세르 알무드하프 등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급 규모와 계약기간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62년 정유공장을 처음 가동한 때부터 쿠웨이트 원유를 들여왔다. 고 최종현 회장 때부터 SK그룹은 쿠웨이트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고 KPC와 장기공급계약을 갱신하며 원유를 들여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쿠웨이트 원유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GS칼텍스는 이라크산 원유를 애용한다. 하루 77만 5000배럴의 원유처리 능력을 보유한 GS칼텍스는 연간 2억 50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고, 도입하는 원유 유종만 40여종에 달한다.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라크산 '바스라 라이트(Basrah Light)'의 도입 비중이 20%를 웃돈다. 바스라 라이트는 이라크 제 2의 도시 바스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황함량 등이 높은 독한 원유로 꼽힌다.
하지만 현지 지정학적 여건 탓에 GS칼텍스는 여러번 고민을 겪기도 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엔 걸프전 등 전쟁이 빈번해지면서 원유 생산, 출하, 운송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이라크 내전이 격화되면서 원유 도입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S-OIL은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로부터 원유 도입량의 90%를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아람코로부터 약 2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구매했고, 2013년 기준으론 아람코로부터 1억 9767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했다. 에쓰오일은 그 외에 카타르·북해산 콘덴세이트를 들여오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리처럼 일본도 중동 원유 의존도가 80%대를 웃돈다"며 "중동을 제외하면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생산처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연간 원유수입량(9억 2752만 배럴)의 83.97%(7억 7892만 배럴)를 중동에서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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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유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선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중동산 원유수입 비중은 2011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중동산 비중은 83.9%로 전년 대비 2% 포인트 하락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미국산 콘덴세이트 40만 배럴을 들여왔다. GS칼텍스는 이달에 멕시코석유공사 페맥스(PEMEX)로부터 원유 100만 배럴을 국내로 도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 미쓰이상사를 통해 미국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40만 배럴을 도입했고 같은 해 10월엔 알래스카 북부 유전지대 노스슬로프에서 원유 80만 배럴을 들여왔다. 에쓰오일은 안정적인 원유 도입과 대주주와의 관계에 따라 아람코를 통해서만 원유를 도입할 계획이며, 다변화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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