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구원투수 김용범의 선택 주목 [위기의 보험사]⑨영업익 감소 돌파구로 자산운용 택할 가능성…"방향엔 의문"
윤 동 기자공개 2015-03-16 08:45:54
[편집자주]
2015년을 맞아 전 보험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3년 앞으로 다가온 보험부채 시가평가까지 위험요소들이 곳곳에 산재된 탓이다. 위기대응법도 다양하다. 자체적으로 경영효율성 극대화 정책을 펼치거나 계열사 문제 해소, 해외 진출, 자본확충 등 경영진과 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대응법들도 쏟아져 나온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보험사가 직면한 내·외부의 위기요소와 대처법 등을 통해 위기상황에 봉착한 보험업계의 현 주소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5대 손해보험사 중 2011년 이후 영업이익이 매년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결산월 변경으로 줄어들었던 영업기간이 복원되면서 실적이 크게 올랐으나 메리츠화재는 영업이익이 10.39%, 당기순이익은 14.08% 하락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에는 남재호 사장을 비롯해 임원 전체의 절반인 15명이 동시에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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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의 실적 악화는 장기보험, 특히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보험 위주로 성장한 탓에 장기보험 손해율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2009년 실손보험 표준화 이후 판매된 실손보험상품의 손해율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는 실적 만회를 위해 최근에는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문제는 장기보험 손해율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적 회복을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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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사장의 이력이 그렇다. 김 사장은 대한생명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나 증권부 투자분석팀에 장기간 근무했으며 이후 삼성화재와 삼성투신, 삼성증권을 거칠 때도 채권 운용 등이 주업무였던 자금운용 전문가다.
보험 영업 현장이 익숙하지 않은 김 사장이 단기실적을 올리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자금운용과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다른 보험사와의 차별화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6월 삼성증권 운용사업부의 김종민 팀장을 자산운용본부장(상무)로 선임하는 등 자산운용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다. 김 상무는 1972년생임에도 증권사 경력을 감안해 전격적으로 영입돼 향후 메리츠화재의 자금운용 방향을 짐작케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서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최근 손보사 빅 5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으나 아직 다른 상위사에 비해 리스크관리 능력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리스크관리 능력의 부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2008년의 RG보험 사태다. RG보험은 조선사가 자금난 등으로 주문 받은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해상보험을 확장하기 위해 RG보험 시장에서 3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을 확대했다. 당시 메리츠화재 외에 다른 보험사들도 RG보험을 취급했으나 메리츠화재는 RG보험에 대한 위험이 적다고 판단해 다른 보험사보다 보장금액을 높이는 등의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조선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메리츠화재의 손실이 크게 불어났다. 2008년 당시에는 RG보험 손실에 대비해 1817억 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메리츠화재의 사장이었던 원명수 전 메리츠화재 부회장도 RG보험 건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제재를 받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용범 사장이 메리츠화재의 구원투수로 '변화와 혁신'이라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으나 결국 시급한 문제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이라며 "그가 1세대 채권 트레이더인만큼 결국 자산운용에서 활로를 찾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결국 메리츠화재의 문제는 성장 둔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IFRS4 2단계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런 방향이 옳은지 의문이 있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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