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저배당정책' 뚝심 유지한 까닭은 배당 총액 8억으로 전년과 동일…일제히 늘린 주요 식품업체들과 대조
이경주 기자공개 2015-03-10 07:35: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억 원 배당원칙을 고수했다. 예년이었다면 별 이슈가 되지 않았을 배당정책이지만 최근 주요 식품업체들이 정부정책에 호응해 일제히 배당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대조를 보인다는 지적이다.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배당규모를 8억5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전년과 동일한 액수이자 10년째 비슷한 규모다.
남양유업은 10년전인 2004년부터 8억 원대 배당을 해왔다. 배당엔 인색했으나 투자는 적지 않았다. 다양한 사업으로 다각화를 꾀했고 상당 규모 유보금을 투자에 집행해 왔다. 따라서 올해 배당규모는 예년같았으면 별다른 이슈가 아니었을 것이다.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배당정책과 관련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내수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게 배당확대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주요 식품업체들은 대다수 이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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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식품업체 가운데 농심과 아직 배당현황을 공시하지 않은 하이트진로를 제외하고 8개 기업이 모두 배당규모를 크게 늘렸다.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올해 배당금이 315억 원으로 전년의 두 배규모로 늘렸다. 남양유업 배당금의 37배에 달한다. 대상도 54억 원에서 108억 원으로 두 배규모로 늘렸으며 롯데푸드(65.5%), 동원F&B(49%), 롯데제과(29.7%), 롯데칠성음료(29.5%), 오뚜기(14.2%), CJ제일제당(11.5%)도 두자릿수 증가율로 늘렸다. 농심은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배당금이 231억 원으로 10대 식품업체 중 3번째로 많다. 특히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역대 최대배당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업체인 매일유업도 올해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배당금규모가 16억 원으로 남양유업의 두배 수준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이 1조151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4%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는 270억 원으로 같은기간 55% 늘어났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3억 원으로 전년 455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출산율감소로 주력인 유제품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2013년 발생한 욕설파문 후폭풍이 지난해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일부 식품업체들은 남양유업과 마찬가지로 크게 고전했음에도 배당을 크게 늘렸다. 역대 최대 배당에 나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각각 97%, 80%나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배당성향이 업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3년 배당성향은 같은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집계가 안되지만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1년 동안 연평균배당성향은 2%다. 2013년 기준 10대식품업체 평균배당성향은 33.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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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배당확대 추세에도 나홀로 '바닥' 배당금을 유지한 이유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무차입경영 소신 때문으로 보인다. 무차입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자금유출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기준 부채가 1426억 원인데 이 중 갚아야 이자가 발생하는 사채가 전혀 없다. 지난 2013년 나주커피공장 건설에 투자된 2000억 원도 모두 사내유보금으로 충당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도 17.6%로 낮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재작년 크게 손실을 기록하고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꾸준히 배당을 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 달라며 "향후 실적이 개선되면 점차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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