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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일동제약 지분 매도…주총 영향은 지분 1% 장내매도...20일 주총 캐스팅보트 여전

김선규 기자공개 2015-03-10 07:52: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의 3대 주주인 피델리티가 보유 중이던 일동제약 주식을 지난해부터 25만2838주(1.01%)를 장내 매도했다. 하지만 일동제약과 녹십자 사이에서 여전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피델리티 펀드는 지난해부터 일동제약 보유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지난해 9월 23일부터 9월 30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20만 6600주를 매각해 총 35억 원을 챙겼다. 특히 지난 2월 24일에는 4만 6000여 주를 장내매도해 9억 원을 취득했다. 2월 9일부터 다시 시작된 일동제약-녹십자의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주식 일부를 매도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으로 피델리티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종전 10%에서 8.99%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동제약의 주주명부 폐쇄일이 2014년 12월 31일이어서 지난 2월에 매각한 지분율은 이번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으로 분류돼 실제 피델리티의 의결권은 9.18%다.

일동제약과 녹십자는 각자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 선임을 두고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우선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일동제약 측이 추천한 서창록 후보의 선임 표결에서 가결되면 녹십자 측이 추천한 허재회 후보 선임안은 자연스럽게 부결된다.

일동제약 오너인 윤원영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일동제약 지분 32.52%를 보유하고 있어 일부 우호 주주만 확보한다면 선임안 의결을 유리하게 끌고 갈수 있다.

하지만 녹십자의 세(勢)도 만만치 않다. 일동제약 지분 29.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돼 있어 양사의 지분 격차가 줄어든다.

두 회사간 보유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피델리티와 개인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피델리티의 경우 지분 매각으로 영향력이 소폭 감소했지만 일동제약과 녹십자 사이에서 여전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피델리티가 일부 지분을 장내매도했지만 여전히 9.18%의 의결권을 지닌 3대 주주로 주총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피델리티가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현재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번 주총에서 녹십자 손을 들어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일동제약의 실적이 좋지 않아 일동제약의 펀더멘털 자체로 주가를 부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피델리티가 녹십자와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을 장기화로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주주총회 분위기 등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녹십자의 손을 들어줄지 일동제약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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