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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의 '포스코 리스크' [thebell note]

김익환 기자공개 2015-03-24 09:20: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6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우인터내셔널 정기주주총회. 주총장 안팎에서 성난 주주들이 눈에 띈다. 애꿎은 안내 직원을 향해 "똑바로 하라"며 신경질을 부리는 주주가 있는가 하면, "주주총회 시간이 됐는데 왜 진행을 하지 않냐"며 고성을 지르는 주주도 보인다.

주총 분위기도 어두웠다.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 진위와 배당금 산정 근거를 따지는 주주들의 날선 질문이 이어졌다. 주총 의장을 맡은 전병일 사장은 진땀을 흘렸다.

성난 주주들의 심정도 이해는 간다. 미얀마 가스전 가동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반대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4만원 안팎이었던 주가는 올 들어 내리막길을 걷더니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주주들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을 흘린 포스코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 사장도 "지분 매각설이 돌면서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다.

포스코 검찰 수사도 주가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해외 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은 최근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했고, 해외 사업 비중이 큰 대우인터내셔널로 수사가 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사우디 자동차 공장 투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공장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포스코건설은 공장 건설을 맡을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사업이 흔들릴 조짐을 보인다.

이쯤 되니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처지가 1년새 크게 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까지 재무구조 악화의 원흉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을 꼽았던 포스코지만 지금은 도리어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전 사장은 포스코 검찰 수사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 생각에는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짤막히 답했다. 하지만 주주와 시장은 다르게 보고 있는 듯하다. '포스코 리스크'로 연일 신저가를 기록 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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