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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커피믹스 매출급락…복병만난 신사업 [식음료업 리포트]2년 연속 매출 크게 꺾여…커피트렌드 변화에 직격탄

이경주 기자공개 2015-03-25 09:02: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 커피믹스사업이 2년 연속 매출이 크게 뒷걸음 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믹스사업은 성장둔화를 타파하기 위해 남양유업이 수천억을 들여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이 때문에 장기성장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화시장 현황조사(커피믹스)'보고서에서 따르면 남양유업은 2013년 소매유통채널 커피믹스 매출이 150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7.9% 줄었다. 감소세가 지난해 두배 수준으로 심화됐다. 지난해 3분기누적 이 채널 매출은 993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4.9% 감소했다.

국내 커피믹스제품은 대형마트와 슈퍼 등 소매유통채널에서 전체의 85.5%(동 보고서)가 팔리기 때문에 이 채널 매출을 전체 동향으로 봐도 무방하다. 나머지는 14.5%는 일반기업이나 자판기 운영업체 등 B2B 매출이다.

커피믹스매출액

◇ 사활건 마케팅, 조기 시장안착엔 성공

남양유업은 저출산·고령화로 주력인 우유와 분유사업의 성장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신사업진출이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그래서 과감한 한수를 둔 것이 커피믹스사업이다.

남양유업은 2010년 말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브랜드를 만들어 당시 동서식품이 시장 85%를 차지하고 있던 커피믹스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양유업은 톱모델인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카제인나트륨 무첨가' 논란 등 노이즈마케팅도 서슴지 않으며 사활을 걸고 시장안착에 매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남양유업은 2011년 시장 점유율 6.5%(AC닐슨 기준)를 달성했으며 2012년에는 12.5%, 2013년은 12.6%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정체기업'에서 ‘성장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남양유업은 2010년만 해도 매출증가율이 1.9%에 불과했으나 커피믹스사업 진출 직후인 2011년 19.9%, 2012년 10.7%에 달하는 고성장을 이어갔다. 업계는 남양유업의 노이즈마케팅을 비난하면서도 놀라운 사업수완 만큼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 알고보니 쪼그라드는 시장…매출 2년 연속 후퇴

자신감을 얻은 남양유업은 2013년 말 2000억 원을 들인 나주커피공장을 설립하며 생산량을 더욱 늘렸다. 당시 남양유업은 2016년까지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을 50%로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커피 수요가 커피믹스에서 인스턴트 원두커피와 커피전문점 등으로 이동하며 시장파이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쪼그라드는 시장에 뛰어들고 거액을 투자한 셈이다.

앞선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유통채널 커피믹스제품 전체 매출은 2013년 1조148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5.3%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도 7891억 원으로 전년동기(8684억 원) 대비 9.1% 줄었다. 남양유업이 2년 연속 커피믹스 매출이 감소한 직접적인 원인이다. 보고서는 커피수요가 인스턴트 원두커피와 커피전문점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믹스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남양유업은 영업을 못했던 축에 속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이 전년에 비해 8.3% 감소했으며, 재작년에도 전년에 비해 3.5% 줄어 같은기간 남양유업 감소율을 크게 하회한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은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보고서 기준 남양유업의 이 채널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2.5%로 전년(12.9%)에 비해 0.4%포인트 낮아졌다. 2012년(13.1%)에 비해선 0.6%포인트 하락했다.

남양유업은 신사업이 동력을 잃으면서 전체 매출도 역주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1조151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4% 감소했으며, 재작년(1조2299억 원)에는 전년보다 9.9% 줄었다. 매출감소는 2013년 5월 발생한 갑을논란과 업황 침체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성장을 이끌었던 신사업의 매출 후퇴가 컸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매출 추이

다만 남양유업은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사인 동서식품과 달리 해외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가정일 뿐이지만 해외사업에 성공할 경우 국내사업에 재투자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동서식품에 비해 유리하다. 동서식품은 외국기업과 합작사로 운영되는 탓에 해외진출을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현재 중국 진출을 위해 순수 중국계 대형마트 우메이의 27개 매장 입점 협의를 완료했고, 2013년 말 러시아 동부권 극동지역의 3대 유통체인 중 하나인 네바다(Nevada)와 입점 협의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에는 폴란드의 글로벌 인스턴트커피 제조사인 인스탄타에 원료형 동결건조 커피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체 실적에 큰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해외매출은 31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8%에 불과하다. 이것도 분유나 우유제품의 해외매출이 합산된 수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커피믹스시장이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남양유업 매출이 감소한 것은 유제품 공급과잉 이슈와 경기침체 때문"이라며 "커피믹스 사업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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