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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회장, 호반건설 대표이사 '들락날락' 왜? 깜짝복귀 뒤 3월 주총 전 돌연 사임...'금호산업 딜' 전략 변화 관심

길진홍 기자공개 2015-04-09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7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이 대표이사로 깜짝 취임했다가 지난달 돌연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미묘한 시점에 대표이사 취임과 사임이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상열 회장은 지난 3월 25일까지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작년 9월 24일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6개월 남짓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사내이사로 물러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전중규 호반건설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셈이다.

김상열
김 회장이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은 6년 만의 일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대표이사직을 내놓은 뒤 형식적으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대표이사 자리에 측근들을 앉혔다. 지난 2013년 외환은행 출신의 전중규 전 상임감사가 자리를 물려받았고, 이후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돼 왔다.

김 회장의 갑작스런 대표이사 복귀를 놓고 시장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대표이사 복귀 시점이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인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호반건설은 작년 11월 12일 공시를 내고 금호산업 지분 5.16%(171만 4885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1만 1926원으로 모두 204억 원이 투입됐다. 금호산업 유통 주식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분 취득은 기타법인 거래가 급증한 9월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유력시되면서 시장이 크게 술렁였다. 금호산업 주가도 이때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이 김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 이후에 벌어졌다.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결심한 김 회장이 스스로 경영 전면에 나서려고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대표이사 권한으로 내부 주요 의사결정을 챙기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 회장 단독 대표이사로 가는 수순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출마를 놓고, 대표이사 직함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김 회장은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KBC광주방송 회장,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광주전남베트남 명예총영사 등의 직함을 달고 있다. 이미 그가 회장 후보 자격을 충분을 갖췄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호반건설 법인등기부등본
(호반건설 법인 등기부등본)

관심의 초점은 김 회장의 갑작스런 대표이사 사임으로 모아진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3월 25일 대표이사 자리를 내놨다. 금호산업 예비실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돌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다.

호반건설은 이에 대해 "공공택지 입찰 과정에 계열사 대표이사 겸직으로 여러 제약을 받아 김 회장이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LH공사가 발주하는 공공택지 입찰의 경우 모회사와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같을 경우 응찰이 제한된다. 택지 수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내놨다는 얘기다. 호반건설은 그러나 20여 곳의 시행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대표이사 겸직이 문제가 된다면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면 된다.

업계는 김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심정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전면에서 나서지 않고 거래를 우회지원한 뒤 막판 윤곽이 드러날 즈음 대표이사 복귀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20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당선되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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