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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인수 주체 '금호터미널'로 가닥 채권단·IBK펀드·금호그룹 이견 조율..금호터미널, 3000억대 현금 비축

문병선 기자공개 2015-04-13 10:55:31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0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자간 이견으로 '공전'하던 금호고속 매각 작업이 최종 인수자를 금호터미널로 확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며 정상궤도에 오를 조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PEF 무한책임사원(GP)인 IBK펀드측은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인수 주체에서 빠지고 대신 금호터미널이 단독 또는 금호터미널이 금호 계열사 이외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좁히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전 참여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 딜에 참여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 금호터미널을 중심으로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금호터미널은 본래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인수할 자금여력도 있다"고 했다.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전 참여를 반대했던 채권단도 금호터미널의 금호고속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인수전 참여는 불가하다는 게 채권단 방침이지만 금호고속을 금호터미널이 인수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금호산업 M&A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해 오더라도 금호산업 매각가치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금호터미널의 현금성 자산이 실물 자산으로 뒤바뀌는, '자산의 재배치'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9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우리사주조합' 등 4개 계열사 및 금호 관련 모임이 금호고속을 인수해 오겠다는 최종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IBK측에 전달한 바 있다. 4곳이 각각 금호고속 지분을 20%·25%·25%·30%씩 인수해 오겠다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 방안은 금호산업 채권단의 '불가 방침'으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인수 주체 중 하나로 금호산업을 내세웠으나 금호산업의 실질적 대주주는 채권단이고 채권단과 사전협의가 안된 자산 취득이나 인수전 참여는 안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호고속은 'KoFC IBKS 케이스톤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IBK펀드)'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기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3년여전 매각했다. 하지만 금호터미널은 2013년 10월 금호산업으로부터 이 펀드의 지분(30%)을 1782억원에 매입해 와 오래전부터 인수에 대비해 왔다. 매입해 오면서 금호고속 우선매수권도 함께 인수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초 금호터미널을 통해 금호고속을 인수해 오려다 지난달 인수구조를 바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금호고속을 인수해 오겠다는 의사를 IBK펀드 운영 GP에 통보해 이해관계자들간 이견이 생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우선매수권 행사 방안을 수용할 지 여부에 대해 고심하던 IBK펀드측은 몇가지 문제를 두고 장고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거부할 뚜렷한 명분이 부족하고 자칫 거래가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펀드 청산(6월말 만기)도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일 금호터미널이 단독 또는 제3의 기업 또는 PEF와 공동으로 금호고속을 인수한다고 제의해 오더라도 수용할 가능성을 내보이고 있다는 게 거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당초 IBK펀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제안한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은 4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이 가격보다 낮은 거래 가격이 적정 가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확한 제시 가격은 파악되지 않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년여전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채권단이 주도해서 거래를 했고 매각할 때는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받고 팔았다가 매입해 올 때는 금호고속 인수금융까지 떠안아 5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주고 되사오는 게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아울러 금호터미널의 경우 IBK펀드 지분 30%를 사오는데 1782억원이라는 거금을 이미 사용하기도 했으므로 IBK펀드측이 제시한 거래 가격을 받아들이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IBK펀드측은 금호고속의 기업가치가 지난 3년여간 변동했고 변동된 시세로 제값을 받고 파는게 이치에 맞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금호아시아나그룹, IBK펀드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공전하던 금호고속 매각전은 협상이 이어지며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조짐이다. 가격에 대한 이견 역시 결국엔 조율될 것으로 거래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금호터미널의 2014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호터미널은 작년말 기준 3044억원대 현금성 자산을 비축, 금호고속 인수에 대비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연결 기준 4210억원의 매출액과 5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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