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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사린 한국물…발행 연기 잇따라 [Market Watch]스프레드 추가 인하 기대감…"존재감 약해질라"우려도

정아람 기자공개 2015-04-17 09:46: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6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중 달러화채권 발행을 계획했던 국내 기관들이 잇따라 발행 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다. 발행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한국물 추가 스프레드 축소 가능성이 국내 발행사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수원·국민은행 발행 연기…시장 상황은 '맑음'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달 중으로 계획했던 글로벌본드 5억 달러 가량 발행을 잠정 연기했다. 기존 발행한 달러화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9월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구체적인 시기를 다시 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역시 4월을 목표로 5억 달러 가량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해 왔으나 현재로서는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135일 룰에 따라 5월 초가 지나면 일부 발행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2분기 달러채 시장이 닫힌다.

발행 여건은 양호하다. 이달 초 신한은행은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일드 2.274%, 쿠폰 2.25%에 발행해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기록했다. 이니셜 가이던스는 미 국채 수익률(T)+110bp로 제시했으나, 최종 프라이싱 결과는 여기서 17.5bp를 낮춘 T+92.5bp로 끌어내렸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우량등급 한국물 발행이 급감하면서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유통금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물 평균 세컨더리 스프레드는 올해 초부터 4월 현재까지 약 10bp 가량 하락했다. 이는 최근 경제성장전망 불확실성으로 대다수 국가 크레딧물 스프레드가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달러화채권 발행시 제공하는 가산금리인 뉴 이슈 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도 하락세다. 미국 국채수익률(10년물 기준)이 작년 9월 말 2.5%에서 올해 4월 현재 1.9%까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우량 회사채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발행된 한국물 NIP 수준도 함께 낮아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3월 말과 4월 초 발행한 현대캐피탈과 신한은행의 경우 NIP가 제로(0)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국물에 평균 10bp 안팎의 NIP가 붙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프레드 추가 인하 기대…"한국물 존재감 약해질라"우려도

정작 국내 발행사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지연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미국 국채금리 수준이 계속 내려갈 경우 한국물 스프레드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표 회복세가 더딘 점도 이 같은 계산에 힘을 더했다.

이달 초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한국 국제신용등급(Aa3)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한 점도 발행사 눈높이를 높이는 요소다. 주요 공기업과 이들이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국책은행 등은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동일한 등급이 매겨진다. 실제로 무디스의 발표 이후 일부 한국 발행사 가산금리 수준은 0~4bp 가량 추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외화채 정례 이슈어지만 올해 발행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기관은 외화 대신 원화 조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준금리가 작년 8월 2.5%에서 4월 현재 1.75%까지 내렸고, 국고채와 각종 공사채 금리도 함께 하락해 각종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외화 조달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 외화채 상환 목적을 제외하면 굳이 지금 해외 발행을 검토할 유인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한국물 공백이 너무 길어지면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예년 수준의 달러화채권을 꾸준히 발행했으며, 중국의 경우 2분기에 작년 발행량인 300억 달러를 넘는 규모의 달러화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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