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신용등급 강등 의미는 [Rating Watch]자체신용도 도입 앞두고 재무항목 평가 강화…NICE평가, 평정 주목
김시목 기자공개 2015-04-20 10:14:56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7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0로 강등됐다. 신용평가사별 판단이 엇갈려 등급 불일치(Split) 상황에도 봉착했다.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 저하와 재무부담 확대 양상을 고려할 때 기존 등급(A+)이 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재무실적이 다소 떨어졌지만 신용등급 강등까지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옹호론도 제기된다. 전문가마다 의견은 엇갈리지만 신평업계에서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앞두고 과거보다 재무요소에 대한 평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은 공통적이다..
특히 크레딧 업계는 NICE신용평가사의 정기평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A+ 등급을 A0로 떨어뜨릴 지 여부는 늦어도 6월 안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 한기평, 수익성 하락... 단기간 해결 '난망'
한국기업평가는 10일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강등시켰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등급을 유지하는 평정을 내린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한기평의 결정으로 하이트진로의 유효등급은 A0가 됐다.
한기평이 평정 배경으로 양대 주력사업 중 하나인 맥주부문의 실적 저하와 재무부담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또 롯데, 신세계 등의 대기업들이 맥주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수입맥주 비중도 확대, 실적 개선이 단기간 내 어려운 부분도 반영됐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2014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는 216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822억 원)대비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매출(1조 8723억 원) 역시 소폭 감소하면서 EBITDA마진은 전년(8.5%) 대비 약 3.5%p 가량 하락한 5.0%를 나타냈다.
이는 한기평이 제시한 A+ 유지의 트리거인 'EBITDA마진 15%이상'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미 2011년 이후 한 차례도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또 '총차입금/OCF 5배 미만' 항목 역시 같은 기간 내 한번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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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신평평가는 맥주사업의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A+등급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이 상향보다는 하향쪽에 가까운 게 사실이지만 향후 재무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해 기존 등급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 크레딧업계, 자체신용도 도입 영향 주목
크레딧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 자체에 큰 반론은 없는 상황이다. 소주와 맥주 시장 내 점유율을 잠식당하기 시작하면서 펀더멘털이 과거 대비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내수업종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평가가 이뤄져 오던 점을 감안하면 시점 자체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이 진작 강등됐어도 문제될 건 없지만 그동안 신평사의 내수업종에 대한 인식을 감안하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며 "신평사들이 정기평가 시즌에 맞춰 내수업종에 대한 재평가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마다 의견은 엇갈리지만 신평업계에서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앞두고 과거보다 재무요소에 대한 평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은 공통적이다. 이같은 점에서 마지막 남은 NICE신용평가의 정기평정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NICE가 한국기업평가와같이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을 A0로 평가한다고 하면 상향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평정 이후 최소 6개월 내 등급이 뒤바뀌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유효등급은 A0로 당분간 유지된다.
반대로 한신평과 같이 A+로 평정할 경우 하이트진로의 유효등급도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는 상존한다. 다만 하이트진로가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 회사채 발행 등 인위적 작업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감안한 유통금리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경화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늦어도 6월까지는 하이트진로에 대한 정기평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력 사업에 대한 계획과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 여부 등을 점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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