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19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배 '말보로'로 유명한 한국필립모리스가 알고보니 국내에서 생산한 담배 절반을 수출할정도로 사업기반이 해외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핵심 생산시설인 양산공장을 확장 이전하며 수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효과다. 국내 흡연인구가 해마다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17일 경상남도 양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4월 기준 양산공장 전체 생산량의 약 45%를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필립모리스가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설립 26년만에 처음이다. 따라서 내·외수 비중도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 2012년 2000여억원을 투자해 양산시 북정동에 양산공장을 확장 이전한 것이 수출량 급증의 비결이다. 신공장은 유산동에 위치했던 기존공장의 2배 이상인 연간 400억 개비의 담배생산이 가능하다. 신공장 설립 이후 수출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2012년 9억 개비, 2013년 31억 개비, 2014년 45억 개비로 2년 만에 5배규모로 껑충 뛰었다.


특히 올해는 이미 수주해 놓은 수출물량이 100억 개비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총 수출량은 200억 개비 정도가 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나 내년 께 수출량이 내수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호주와 일본을 중심으로 한다. 올해 4월 기준 전체 수출량에서 호주가 4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22.4%), 홍콩(17.3%), 싱가포르(6.4%), 대만(2.9%), 마카오(1.8%) 순이다. 특히 회사측은 입맛이 까다롭고 품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일본시장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수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으로 양산공장의 우수한 시스템을 꼽고 있다. 양산 공장은 전세계 50개 필립모리스 제조 시설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품질지수 1위 공장'으로 여러 차례 선정된 바 있다.

미카엘 프로코프축 양산공장장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여러 공장에서 근무했는데 양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굉장히 품질이 뛰어나다"며 "보통 일본하고 호주같은 곳은 품질요구사항이 까다로운데 한국에서 수출한다는 것만 봐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수출증대 덕분에 국내 흡연률 감소에도 지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성인흡연률은 1999년 39.5%에서 2010년 20.7%로 연평균 1.7% 감소해왔다. 국내시장 파이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필립모리스는 매출이 2012년 6449억원, 2013년 6899억원, 2014년 703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수출증대를 통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는 400여명의 지역인재가 근무하고 있다. 또 필터, 상자, 라벨, 물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약 180여 곳의 국내업체와 협력하고 있어 간접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 양산지역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임직원 봉사활동, 지역 복지시설 기부, 양산 지역 축제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방재정에도 일조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4년 지방세 성실납세자'로 선정돼 지난해 3월 양산시로부터 표창패를 수여 받기도 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신공장 확장 이전을 통한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우수한 지역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수출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hilip Morris International Inc.)의 현지법인으로 1989년 4월 설립됐다. 서울 본사와 양산 공장, 그리고 전국의 영업 사무소에서 670여 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에서 말보로, 팔리아멘트, 버지니아 S. 등 세계적 브랜드들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