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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금호산업 본입찰 참여 '무리한 베팅 안한다' 8000억 아래 유력..아시아나항공 '고평가' 판단

문병선 기자공개 2015-04-27 08:38:37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4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인수 본입찰 일정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인수 후보 가운데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인 호반건설이 과연 본입찰에 참여할 지, 참여한다면 얼마의 가격을 써 낼 지 관심이 쏠린다. 취재 결과 호반건설은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본입찰에 참여키로 했다.

24일 호반건설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금호산업 인수 본입찰에 참여를 하되 공격적 베팅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호반건설이 LOI를 제출하고서부터 시장에서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 모 펀드와 손을 잡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을 무력화할 정도의 높은 금액을 써 낸 뒤 아시아나항공을 취하고 미래 시점에 이를 되팔아 차익을 챙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예비실사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산업 및 계열사의 주가가 실제보다 고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호반건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호반건설은 실사의 비중을 금호산업보다 아시아나항공에 더 뒀었다"며 "실사 결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실사를 했던 기간은 3월말부터 4월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주당 9000원 안팎이었다. 지분 100%의 시가총액은 1조7000억 원가량이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08%)의 주식가치는 그 당시 5114억 원이었다. 이 주식가치가 고평가돼 있다고 당시 판단했던 셈이다.

금호산업 주식가치에 대해서는 더욱 혹독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산업 주가는 당시 주당 2만2000원대였다. 지분 100%의 시가총액은 7500억 원가량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보유중인 보통주 57.13% 지분 전부를 매각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지분의 시장 가치는 4285억 원으로 계산된다.

한 거래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가치가 없는 것으로 봤고,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중 아시아나항공 주식가치를 대부분의 그룹 가치로 평가했으나 그마저도 고평가 돼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정황을 기초로 봤을 때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 본입찰에서 8000억 원 이상을 써내기 어려울 것으로 거래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혹독한 평가 대로라면 7000억 원도 써내기 어려울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금호산업 및 기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의 경영권 인수 비용(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금호산업 주가만을 고려한,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써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열 회장은 지난달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채권단에서 인수가격 가이드라인을 1조 원 밑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 자기자본이 2조 원이 넘어 인수가격 1조 원을 조달 못 하겠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김 회장의 이런 발언 때문에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이 1조 원 이상의 공격적인 본입찰 가격을 써 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평소 전해들었던 기초적 정보를 알려준 것일 뿐 호반건설이 써 낼 가격의 가이드라인을 김 회장이 말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호반건설 한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무리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라며 "건설업 관련 여러 사업을 해야 하는데 M&A에만 큰 돈을 사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언론사들의 거듭된 취재 요청에 준비되지 않은 답변을 한 것으로 호반건설 임직원들을 보고 있다. 평소 언론 노출이 잦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이런 분석에 대해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이후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대부분 얻었다"며 "마지막 본입찰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차츰 '금호 이슈'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관측은 호반건설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높은 가격을 써 내더라도 박삼구 회장은 일단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할 인물"이라며 "금호산업 인수가 어려운 것을 알고도 무리하게 베팅해서 누군가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상황을 김상열 회장은 바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실사 결과 분석은 어디까지나 실무진 및 인수 주관사의 분석일 뿐이다. 김상열 회장의 의중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호반건설 실무진은 '공격적 안'과 '적정 안' 두가지를 김상열 회장에게 입찰 당일 보고할 예정이다. 최종 어떤 카드를 뽑아들 지는 김상열 회장만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호반건설 내부에서는 전반적 기류가 보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게 호반건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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