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29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과 의약품 도매업체 간에 실랑이가 한창이다. 양측 간 마찰은 한미약품의 의약품 도매업 진출에서 비롯됐다. 한미약품 지난 2012년 약국영업부를 독립해 '온라인팜'을 설립하고 도매업에 뛰어들었다.의약품 도매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자칫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팜이 설립 3년 만에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자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도매업계를 대표하는 의약품유통협회는 한미약품이 영세한 의약품 유통시장을 침범하고 있다며 온라인팜의 도매업 허가(KGSP)를 반납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강하게 반박했다. 온라인팜에는 14개 도매업체가 입점해 상생 발전하고 있으며 다른 제약사도 이미 도매시장에 진출해 있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의약품 유통의 1차 소비자인 약사들은 한미약품과 도매업계 간의 분쟁을 어떻게 볼까.
제약산업의 한 축이자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최종단계에 있는 약사들의 선택권도 분명 존중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대한약사회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수 있었다.
약사들에게 이번 분쟁에 대해 묻자 답변은 의외로 단순했다. 일부 차이는 있었지만 한미약품의 도매업 진출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여의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한미약품의 도매업 진출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가격과 주문 편의성 그리고 약국영업의 골칫거리인 낱알반품 처리까지 한미약품이 운영하는 온라인팜이 기존 도매업체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약사는 "지금껏 도매업계는 철밥통이 아니었냐"며 "그들의 폐쇄적인 영업활동으로 약사와 최종소비자인 환자가 손실을 본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팜이 기존 도매업체를 자극하고 긍정적인 경쟁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미약품의 도매업 진출이 기존 도매업계에게 심각한 경영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또한 도매 시장이 일부기업 중심으로 편향될 소지가 높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럼에도 약사들은 긍정적인 경쟁 시너지 효과로 도매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부 약사들의 의견이지만 도매업계에는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도매업계는 무작정 온라인팜을 반대하기보다 발전할 수 있는 자극제로 삼고 자체 경쟁력을 갖추는데 노력해야 한다. 한미약품도 일부가 제기한 걱정을 막기 위해 도매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책을 보여줘야 한다. 이같은 약사들의 메세지를 되새기며 향후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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