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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성장 꼭지론'…신용도 영향은 경쟁격화·환율불안·사회적비용 '삼중고'…재무구조도 위축

황철 기자공개 2015-05-11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7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탄대로를 걷던 기아자동차의 성장성과 신용도에 대해 이른바 '꼭지론'이 대두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경쟁 격화, 환율 불안 가중, 국내외 사회적 책임 비용 증가 등 각종 위협요인이 산적해 있다.

그 결과 연간 수조 원의 잉여현금창출로 구축한 초우량 재무구조에도 조금씩 흠집이 나고 있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이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현금창출력은 떨어진 반면 앞으로 돈 들 곳은 널려 있다. 산업구조 상 상시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 부지 인수·개발에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아차가 여전히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탄탄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분명 꼭지론이 대두할 만한 부정적 환경에 봉착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AA+ 신용등급 당장 문제는 없겠지만…

기아차는 주주사 현대자동차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구축한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서 승승장구하며 글로벌 시장 5위의 위치까지 수직상승했다.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 역시 환골탈태나 다름없었다. 2004년 말부터 신용등급은 AA-에 올라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적 부침과 함께 평판은 상당부분 훼손돼 있었다.

그러나 2009년부터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성을 드러내며 2010년 초 신용등급이 AA0로 올랐다. 이듬해 신용등급에 '긍정적' 전망을 달았고 2012년부터는 국내 대표기업이나 오를 수 있는 AA+ 지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여기가 기아차 도약의 한계점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SKT, KT 등 단 3곳의 민간기업만 포진한 AAA급의 특수성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경쟁 격화와 환율 불안 등 사업안정성을 저해할 부정적 환경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 크다.

해외 진출국에서 인지도 상승과 함게 정부, 사회단체 등으로부터 받고 있는 견제 또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아질 전망. 국내에서 역시 통상임금 관련 노사분규 등 사회적 파급 효과가 높은 이슈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기아차

실제로 일본계 자동차 업체의 부활은 글로벌 시장 지위 위축의 단초가 되고 있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까지 맞물려 경쟁력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차입금 순증 등 재무여력이 축소된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기아차는 개별 기준 1조4346억 원의 영업이익과 2조4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여전히 막대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었다. 실적 측면에서도 꼭지론이 대두될 만한 결과였다.

특히 신용도 결정의 핵심 중 하나인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우려가 더 크다. 지난해 운전자본 부담은 1조1457억 원으로 전년 295억에서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8118억 원으로 전년 3조7903억 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CAPEX 등 자본적 지출로 1조6000억 원, 배당금으로 2835억 원이 쓰여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54억 원으로 떨어졌다. 2009년부터 5년간 지속해온 잉여현금흐름 흑자 행진의 종료였다.

앞으로 한전 부지 인수와 개발에 수조 원대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여 재무여력의 저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 연간 1.5조 안팎의 카펙스 투자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정적 환경을 이겨내고 과거와 같은 잉여현금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재무 레버리지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글로벌 환경 변화, 대응 전략 구축 '관건'

물론 5조 원이 넘는 현금성자산과 연간 2조 원 이상의 EBITDA 창출력을 갖춘 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이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약 2조 원의 한전 부지 인수 비용과 이후 개발 소요 자금 역시 영업현금창출력으로 상당수준 해소할 만한 재무역량을 갖추고 있다.

재무레버리지가 늘어난다고 해도 실질적 무차입 상태인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AA+를 위태롭게 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내외 환경은 분명 꼭지론을 대두케 할 만큼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외에서 탄탄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아직은 양호한 실적과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하지만 원화강세와 엔화약세 등 환율불안이 지속되고 일본기업의 약진 등 위험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위협에 대처할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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