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18년 기업가치 45조' 가능할까 현재보다 10조 늘어야… 수익성 유지, 시장경쟁 심화 등 '변수'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20 08:26:09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3년 내 45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달성 가능성이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위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가 상승을 유도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의 설비 증설과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 등에 따른 시장 변화 가능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올해부터 SK텔레콤을 이끌게 된 장동현 대표는 지난달 2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플랫폼 혁신 전략을 통해 2018년까지 SK텔레콤과 관련 회사의 기업가치를 100조 원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성장 목표를 45조 원, SK텔레콤을 포함한 나머지 계열 기업군(郡)의 목표치를 55조 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34조 7621억 원, 순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EV)는 34조 8820억 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SK그룹의 비전 달성을 위해선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3년 안에 10조 원 가량 증가해야 하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선 SK그룹의 이 같은 목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치킨게임' 종식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심의 과점 체제로 재편되면서 SK하이닉스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7조 1255억 원, 영업이익 5조 1094억 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고 경영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에도 1조 6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 연말까지 6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 실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안정적인 수익성을 2018년까지 유지한다면 무난하게 기업가치를 목표치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에비타 배수는 4배 수준으로 전기·전자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주가가 저평가된 셈이라 향후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3년 내 시가총액 10조 원 증가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기록한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8조 5534억 원에 달한다. 이를 기업가치(EV)와 비교하면 에비타 배수(EV/EBITDA)는 4.08배로 산출된다. 전기·전자업계 평균치(5.09배)보다 1배 가량 낮은 셈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해 지난해 에비타 만큼만 시가총액이 늘어나면 기업가치가 43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상승해 SK그룹 목표치에 근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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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화 가능성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에 새 반도체 공장 건설을 시작했고, SK하이닉스도 이천공장에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설비 증설로 반도체 업계의 공급능력이 시장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변수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사업 육성에 높은 의지를 갖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단기적으로 20조 원, 향후 10년간 1조 위안(약 175조 원)을 반도체 사업 육성에 투자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발 '치킨게임'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은 과거 치킨게임의 경험을 갖고 있어 증설을 통해 출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반도체 시장의 변수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적당한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한 뒤 저가 경쟁에 나선다면 SK하이닉스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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