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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성급했던 정기평가 적정성 '논란' [Rating Watch]1분기 저조한 실적, 플랜텍 사태 여파 미반영…신용도 급속 추락

황철 기자공개 2015-05-26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신용도가 위태롭다.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는 국내외 사업에 적잖은 차질을 빚게 했고, 모기업 포스코의 등급 하락과 함께 그룹 전반의 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1분기 연결 기준 적자에 봉착할 만큼 수익성이 나빠졌다. 차입부담 증가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도 저하 추세에 있다. 포스코플랜텍 사태로 신용등급에 녹아 있는 '모기업 지원 가능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올해 정기신용평가에서 업계 최고 등급(AA-)을 지켜 내는 데 성공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다. 이번 정기평가가 저조한 1분기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고 포스코플랜텍 사태 이전 조기 종료됐다는 점도 현 신용등급의 적정성에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 2분기 탁월한 실적 개선을 이루지 않는 한 중단기적으로 A급 기업으로 전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업계 최고등급 유지...앞날은 캄캄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지난해부터 건설업에 대한 정기평가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있다. 타 산업의 평정이 몰리기 전 선제적 평가로 보다 면밀하고 깐깐한 점검에 나서겠다는 명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정기평가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인 5월 중순~6월말 진행한다. 하지만 건설업 평가는 올해에도 지난해 연간 결산을 토대로 4월에 대부분 마무리했다.

이 같은 방침이 포스코건설에는 오히려 약이 됐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4월 신평 3사로부터 업계 최고 등급인 AA- 유지 통보를 받았다. NICE신용평가만 '부정적' 전망을 달았을 뿐 한기평, 한신평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이 때에도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현대건설, 삼성물산과 동일한 선상에 둘 수 있냐는 의문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그런대로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대주주 포스코그룹의 신인도를 감안하면 수긍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했다.

그리고 한 달여 사이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검찰수사의 후폭풍이 인도·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AA+로 완전히 떨어지면서 그룹 전반의 신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논의는 계열 전반의 신용등급에 녹아 있는 '포스코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무엇보다 자체적인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점은 포스코건설 신용등급의 적정성 논란을 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포스코건설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1조71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1431억 원보다 20%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도 각각 422억 원, 140억 원으로 전년 1409억 원, 478억 원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결 기준 분기순손익은 49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신용평가사의 논리로 봐도 언제든 신용등급을 떨어뜨려도 이상할 게 없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별도 기준 EBIT/매출액 비율 4% 이하'를 신용등급 하향 검토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포스코건설의 EBIT/매출액은 지난해 이미 3.69%로 재무 트리거를 밑돌고 있었다. 1분기에는 2.46%로 더욱 악화했다. 추세적으로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한기평이 이와 별도로 제시한 재무 트리거 'EBIT/금융비용 7배' 지표도 현재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포스코건설의 관련 배수는 지난해 연말 6.33배, 1분기말 4.19배로 더욱 나빠졌다. 그만큼 차입부담은 늘고 영업현금창출력은 줄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 "신용등급 하락 시간 문제일 뿐"

정기평가가 한 달 가량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신용평가사가 조기에 기존 결정을 뒤엎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 사태 이후 그룹 계열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등급 재조정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7월 자체신용도 도입과 함께 재무실적에 대한 더욱 보수적이고 강도높은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NICE신평은 정기평가 과정에서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며 "향후 2분기(2015년 1분기, 2분기) 동안 EBIT/매출액 지표를 맞추지 못할 경우 등급 하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결국 앞으로 탁월한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나 결과를 내놓지 않는 이상 이르면 한두 달, 늦어도 상반기 실적 발표 시점(8월중)에 A급 기업으로 전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건설의 제반 상황이 신인도나 재무실적 측면에서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과 같은 급으로 묶어 놓기 힘들게 됐다"라며 "올해 정기평가를 정상적 시점에 진행해 1분기 실적과 최근 포스코그룹 상황을 반영했을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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