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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영 회장, FI와 손잡고 1400억 조달 전망 녹십자 일동제약 지분인수 결정... H&Q AP등 백기사 거론

권일운 기자공개 2015-06-03 08:46:12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9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 녹십자로부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녹십자가 보유한 지분 전량(29.36%)을 취득하기로 한 가운데 자금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회장 개인 여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재무적투자자(FI)와 연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녹십자는 29일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셀 등이 나눠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 주식 735만 9773주를 윤원영 회장에게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가는 1만 9009원으로 총 거래 규모는 1399억 원이다. 이날 매매 계약을 체결한 양 측은 늦어도 오는 7월 29일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녹십자는 지난 2년에 걸쳐 장내에서 일동제약 지분을 매집해 왔다. 그간 투입한 금액은 738억 원으로 평균 취득 단가는 주당 1만 600원 선이다. 녹십자는 29.36%의 지분을 주당 1만 9000원에 매각해 2년 여 만에 80%의 차익을 거뒀다.

녹십자는 처음 일동제약 지분을 매집할 당시만 해도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최대주주 측의 경영권을 위협할 만큼의 지분을 매집한 이후에는 '경영권 참여'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어 일동제약의 주주총회에서 자사 측 임원 선임을 요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녹십자의 움직임은 적대적 M&A를 빌미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실현하는 이른바 '그린 메일러(Green Mailer)'과 다름 없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한 동종 업체를 골라 지분을 매집했고, 이후 적대적 M&A가 가능한 상황이 되자 득실을 따져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영권 위협에 시달린 일동제약 측이 충분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하자 계산기를 두드려본 뒤 적대적 M&A 의사를 철회한 듯하다"며 "녹십자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매 계약서상의 인수 주체는 '윤 회장과 윤 회장이 지명한 제 3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일동제약 계열사들의 경우 해당 지분을 취득할 만큼의 현금 여력이 없다. 윤 회장 역시 개인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는 까닭에 FI형태의 제 3자가 백기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윤원영 회장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백기사 후보로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H&Q AP)가 최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H&Q AP는 앞서 정기주주총회를 둘러싼 힘겨루기 당시에도 일동제약 측과 방어 전략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윤원영 회장이 H&Q AP를 필두로 한 여러 FI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남은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투자자들과 최소한의 비용을 들일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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