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이 최근 개발한 다이내믹델타(Dynamic Delta)는 ARS(Absolute Return Swap)로 통용되던 기존 자문형 파생결합사채(ELB)와는 다른 개념의 상품이다.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는다는 점, 투자금을 안전 자산에 맡겨 나오는 이자만큼을 운용 손실의 마지 노선으로 삼는다는 점은 기존 상품과 동일하지만 증권사가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롱(long) 수익에 배팅한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이다.◇핵심은 '리스크 관리'…자체 시스템 개발
현대증권이 최근 개발한 다이내믹델타의 기본 구조는 기존 자문형ELB와 동일하다. 투자자가 이 상품에 투자하면 증권사는 투자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 자산에 맡긴다. 투자자문사는 그 투자금을 담보로 파이낸싱한 금액을 가지고 운용한다. 손실이 CD 금리 이상 발생하면 운용을 자동으로 중단해 원금을 보장한다.
다이내믹델타의 차별화 포인트는 리스크 관리 체계에 있다. 이 상품은 리스크 관리의 기준을 변동성으로 삼았다. 기존 상품은 총 투자금에서 운용에 투입되는 자금의 비중을 뜻하는 그로스 포지션(gross position)이 그 잣대였다. 통상 누적수익률이 1%이면 그로스포지션이 50%까지 허용된다. 누적수익률이 1%포인트씩 늘어나면 그로스포지션은 20~30%포인트씩 증가한다. 다이내믹델타는 누적수익률이 1%이면 허용 변동성이 5%, 누적수익률이 2%이면 허용 변동성이 6%인 식이다. 기존 상품은 운용 자금의 비중을 조절해 손실 수준을 줄이려 했다면 이 상품은 애초에 손실 가능한 폭을 정하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직접 리스크 관리에 참여한다.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했던 종전과 달리 판매 증권사가 운용에 깊숙이 개입하는 셈이다. 자문사가 투자할 종목과 종목 간 비중을 보내오면 현대증권은 이를 자체 개발한 한계위험관리시스템에 투입한다. 이 시스템은 개별 종목 고유의 리스크, 종목 간 상관관계 등을 반영해 종목 비중을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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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는 그간의 관리 체계가 실제 위험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운용 자금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손실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롱숏ELB 자문사들이 숏 포트폴리오에 대거 담았던 과대 낙폭주들이 기술적 반등을 하자 손실폭이 대폭 확대됐는데, 그 이유가 변동성을 배제하고 레버리지를 허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증권의 분석이다.
◇롱온리ELB로 구체화…상품 출시 임박
다이내믹델타는 일종의 리스크 관리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최초로 출시되는 상품은 롱온리ELB가 될 예정이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장으로 돌아서면서 고조된 상승 기대감을 반영했다. 롱숏전략을 활용하면 기존의 상품과 차별화될 수 없다는 전략도 작용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라임투자자문과 손을 잡고 자체 운용에 들어갔다. 라임투자자문이 20여개의 종목과 종목 간 비중을 제공하면 현대증권은 개별 종목의 리스크 기여도를 계산해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 조만간 2~3개 투자자문사와도 트랙레코드 쌓기에 돌입할 계획이다.
상품은 이르면 이번달 초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600억 원 가량의 기관투자가 대기 자금이 모인 상태다. 조만간 리테일로도 상품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과 상품 출시를 위한 세부적인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품의 특성이 상승장에서의 추가 수익을 원하면서도 원금 손실을 기피하는 고객들의 성향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게 시중은행의 판단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롱온리상품인데 목표 변동성을 정해놓고 원금 보장형으로 구조를 짜면 수익을 낼 기회가 미미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실제 운용해본 결과 기존의 롱숏ELB와 비슷한 수준으로 위험자산이 편입된다"며 "기존 상품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종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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