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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TV광고 규제 합당한가 [thebell note]

이승연 기자공개 2015-06-11 08:38:05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0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중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대부업 광고제한법이 통과되면 대부업계는 물론 저축은행도 평일 오전 7~9시, 오후 1~10시, 주말과 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 사이에는 TV 광고를 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의 골든타임을 잃는 셈이어서 양 업계 모두 영업적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저축은행 업계는 골든타임을 놓친 것도 그렇거니와, 대부업계와 동일시 됐다는 점에서 많이 억울한 모양이다. 제도권 금융으로서, 이미 '저축은행 광고심의규정'을 통해 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는데 대부업과 똑같은 제재를 받아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다는 것이다.

업계 스스로 자초한 면이 없진 않다.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의 잇단 출범으로 TV 광고가 부쩍 늘었고 내용면에서도 대부업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모회사인 대부업체를 연상케하는 광고 문구를 그대로 사용, 대부업과 저축은행 간의 경계를 스스로 모호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뜬금없는 측면도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유해한 금융정보로부터 보호하자는 것으로, 저축은행 TV 광고를 청소년유해물로 아예 단정해버렸다. 청소년의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게임 광고는 케이블 TV는 물론 공중파까지 아무런 제재없이 매일 방영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설령 저축은행 TV 광고가 유해하다고 할 지라도 현행 광고심의규정을 수정해 광고 시간이 아닌 내용 자체를 고치게 하면 그만이다.

또한 이번 규제는 다른 금융권과 비교해 봐도 명백한 차별이다. 몇몇 카드사만 해도 20%대의 카드론 금리를 TV광고로 버젓이 방송하고 있다. 일부 캐피탈사의 연·월 광고비는 저축은행에 비해 월등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광고 시간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다.

당국이 저축은행 TV 광고 시간대를 조정하려는 데는 어떻게든 '고금리 신용대출' 마케팅을 규제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원가율이 낮은 방송 광고를 규제하면 영업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가율이 높은 대출모집법인 등을 통해 마케팅을 늘릴 수 밖 에 없다. 비용이 추가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서민들이 그 몫을 책임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해당 규제가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면 규제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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