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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늪 빠진 동희그룹, 믿을 건 '기아차' 주요 계열사 6곳 순손실..기아차 출자사만 국내서 이익

박창현 기자공개 2015-06-18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6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희그룹 지주회사인 '동희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 후 처음으로 작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핵심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주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아차 소형모델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동희오토만 국내서 순이익을 내며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줬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희홀딩스는 지난해 1조 2071억 원의 매출과 133억 원의 영업이익, 49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7%나 줄었다. 손익은 107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동희홀딩스가 손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현재의 그룹 지주사 체제가 구축된 이후 처음이다.

동희그룹의 수익성 악화는 국내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동희홀딩스는 국내 계열사 4곳과 해외 계열사 5곳을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동희정공과 동희산업, 동희오토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모두 동희홀딩스의 지배를 받고 있다.

동희홀딩스

동희그룹 계열사들은 주로 현대기아차에 서스펜션과 연료 탱크, 페달 모듈 등을 납품하고 있다. 작년 환율 악재와 완성차 업계 경쟁 심화 여파로 전략 거래선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1차 협력사인 동희그룹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통상임금 확대 적용으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국내 핵심 종속회사인 동희정공과 동희산업, ㈜동희는 작년 모두 순손실을 기록해 그룹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전년에 가장 많은 수익(398억 원)을 냈던 동희산업은 작년 25억 원의 순손실이 났다. 동희정공은 두 해 연속 100억 원 대 적자가 이어졌고, ㈜동희도 180억 원이 넘었던 순이익이 12억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국내 계열사 중에는 기아차 합작사인 동희오토만이 유일하게 순이익을 내며 제 몫을 해냈다는 평가다.

동희오토는 기아 경승용차 모델(모닝, 레이)의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지난 2001년 기아차는 채산성을 고려해 경차 부문의 조립 생산을 맡길 협력사를 물색했고, 동희그룹을 최종 파트너로 낙점했다. 동희그룹은 그 해 경차 생산 전담 계열사인 동희오토를 설립했다. 설립 자본금 300억 원 가운데 45%를 동희산업이 책임지고, 기아차는 35.1%의 지분을 출자했다.

동희오토는 생산된 차량을 전량 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03억 원도 모두 기아차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위탁 생산 사업 구조 특성상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보장 받고 있다. 지난 해 자동차 부품사들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동희오토가 68억 원의 영업이익과 5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작년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동희오토는 국내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을 내며 그룹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해외 계열사 중에는 루블화 폭락 영향으로 러시아법인이 40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2년 간 러시아법인에서 발생한 손실만 500억 원이 넘은 상태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간 터키법인도 94억 원의 손실이 났다. 그나마 중국법인과 슬로바키아법인에서 각각 70억 원 대의 순이익을 내면서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동희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완성차 시장 침체와 인건비 상승 요인 등 때문에 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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