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16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취소 건 소송에서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과거 지급한 과징금 119억원을 전액 환급받게 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 1부는 '과징금 119억원을 취소시키라'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해 공정위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상고(사건번호 2015두38962)에 대해 지난 11일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을 내려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법이 규정한 특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원심이 최종 판결이 된다.

앞서 지난 2013년 7월 공정위는 '물량 밀어내기' 혐의로 남양유업에 과징금 124억 원을 부과했었다. 남양유업은 "구입을 강제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과징금을 매겼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지난해 2월 서울고법에 과징금부과처분취소소송(2014누1910)을 냈고 이에 서울고법은 올해 1월 30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려 과징금 119억원을 취소시켰다. 공정위는 이에 불복해 지난 2월 13일 '과징금 산정이 적법하다'는 내용으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뤄졌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과거 지급했던 과징금 124억원 중 119억원을 환급받게 됐다.

다만 공정위는 과징금을 원점에서 재산정해 다시 남양유업에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법이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방식을 문제 삼은 것이지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 자체는 위법하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판결 당시 "전체 구입물량에 대한 강제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전체물량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출한 것은 위법하다"며 "5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 관련 소송에서 산정기준이 문제될 경우 법원은 일단 부과된 과징금을 모두 취소시킨다"며 "법원이 스스로 적정 과징금을 책정할 수 있는 역량이 없기 때문인데 이는 부과 주체에게 적법한 기준을 근거로 과징금을 재산정해 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고법 판결취지가 '과징금이 과다 산정됐다'는 것인 만큼 공정위가 재산정할 과징금 규모는 119억원보다 훨씬 작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공정위가 적법한 기준을 찾지 못할 경우 불공정행위 관련 정액과징금 5억을 부과하는데 그칠 수도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서울고법 판결 취지에 부합하는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재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르면 2달 안에 결론짓고 다시 남양유업에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