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뗀 현대상선, 수익성 개선 지속 가능할까 [해운업 리포트]알짜 사업부 매각, 실적기반 부족…저수익 노선 정리 필요
김창경 기자공개 2015-06-25 09:22: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지분 매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부채비율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영업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서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수익성 확보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온 사업부를 매각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22일 현대상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 1조 5702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을 흑자전환 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상선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이후 30% 넘게 하락한 유가가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의 부채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현대상선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2013년 말 부채비율은 1185%에 달했다. 2014년 1분기 1357%까지 치솟은 부채비율은 하락세를 이어와 지난 1분기 718%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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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신항터미널 재무적투자자(FI) 교체, LNG 운송부문 매각, 컨테이너박스 매각 등을 진행하고 올해 유상증자를 성사시킨 점이 부채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터미널 및 현대증권 지분 매각 건까지 고려하면 부채비율 추가 하락도 기대할 수 있다. 해운사 부채비율 적정선인 400%에 근접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 장기화가 전망되고 여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컨테이너 시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알짜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LNG 전용선 부문 분리 매각은 현대상선 영업손실의 주된 원인이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LNG 전용선 부문은 매출액 24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8.3%에 달했다. 매각 추진 중인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도 LNG 부문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설명이다. 전용선은 장기운송 계약을 맺은 선박으로 해운사의 안정적인 수익성 창출 기반이 된다.
주요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현대상선은 앞으로 컨테이너 부문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좋지 않다. 현대상선과 비슷한 시기에 구조조정 및 노선 합리화 등을 진행한 한진해운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컸다.
지난해 한진해운은 수익이 낮은 10개 노선에서 철수했다. 대서양을 오가는 NTA노선과 미주 동부해안을 오가는 AWS노선, 미주 서부해안을 오가는 CAX, PSI노선 등이다. 이후 대체 노선으로 등장한 PM1(지중해-미서안)노선, AWE8(미동안)노선에는 효율성 높은 대형선을 투입했다. 반면 현대상선은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아시아-유럽 노선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영업이익 격차는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한진해운 7.2%, 현대상선 0.3%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저유가가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올해가 현대상선이 저수익 노선 선박 운영을 적극 줄일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경쟁업체가 대형선박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운임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현대상선이 고효율 신규 선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3분기는 할증료를 받을 정도로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적어도 9월까지는 노선 조정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는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흑자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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