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뚝심 R&D로 기술수출 본격화 [제약사 신성장전략]10년 공들인 투자 결실, R&D 선순환 구축
김선규 기자공개 2015-07-23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0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에서는 신약개발을 블랙홀로 인식하기도 한다. 연구개발(R&D)투자 규모와 성과가 서로 비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망스럽기까지 한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자칫 기업의 수익성에 큰 부담을 안겨 기업의 흥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R&D 기능 자체를 사업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기업이 있다.한미약품은 R&D 기능을 사업화한 가장 성공한 회사 가운데 하나다. 지난 10년 간 신약개발에 쏟아 부은 R&D투자액만 8000억 원에 이른다. 2013년 제약업계 최초로 연간 R&D투자액이 10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역대 분기 최대규모인 464억 원을 R&D에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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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R&D부담은 실적 감소로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 체결로 R&D투자의 결실을 맛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신약물질 '포지오티닙'을 미국 항암제 전문 제약사인 스펙트럼 파마수티컬즈(Spectrum Pharmaceuticals)에 기술 수출했다. 이어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자체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HM71224'도 기술 수출한다고 발표했다. 한미약품이 체결한 계약금 5000만 달러(550억)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억4000만 달러 등 총 6억9000만 달러(7600억)는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로 기록됐다. 상업화 이후에는 별도의 판매 로열티를 받기 때문에 수익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당장 2분기부터 일라이릴리에게 수취한 5000만 달러의 계약금 덕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R&D투자를 일부 회수했다는 점과 신약개발에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 개발 신약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을 다시 R&D에 재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인 수익창출 구조"라며 "한미약품은 지속적인 투자로 R&D 기능 자체를 사업화해 R&D투자-수익창출-R&D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이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매출의 15% 이상을 꾸준히 신약개발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R&D를 지속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이 12억 원으로 급감해 투자여력이 부족했지만,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매각 등을 통해 R&D투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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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이 같은 노력은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뇨치료제와 항암제에 대한 추가 기술 수출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R&D투자의 60%이상을 쏟아 부은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에 기대감이 높다. 퀀텀 프로젝트는 당뇨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다. 지난 6월 미국 보스톤에서 열리는 미국 당뇨병 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s Scientific Sessions)에서 당뇨병 치료제 4개 프로젝트에 대한 임상 결과가 호평을 받으면서 추가적인 기술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실제 한미약품의 지속형 당뇨비만억제신약((LAPS-Exendin4)의 후기 임상 2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올해 하반기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LAPS-Exendin4의 기술수출이 성사될 경우 이전 기술이전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임상 단계가 높을수록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과 기술료 그리고 상업화 이후 받을 수 있는 로열티도 높아진다.
물론 신약물질이 상업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유되고 개발기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한 경쟁 신약이 등장할 수 있다는 위험부담도 있다. 또한 임상 시험 도중 다양한 변수로 인해 개발이 중단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강한 만큼 꾸준한 신약개발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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