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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집토끼 잡았지만…신흥국 판매 타격 [Company Watch]4년만에 국내판매 증가, 中·이머징마켓 역성장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28 08:4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웃었다. 내리막을 걷던 국내 판매량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4년 만에 반전을 이뤄냈다.

반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던 중국과 신흥국에서의 판매 호조세는 꺾였다. 매출 비중이 더 큰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7% 증가한 24만 2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기아차가 상반기 기준으로 판매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기아차

기아차는 그 동안 상반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볼륨 신차 모델 출시가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4년 전 판매량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아차는 지난 2011년 모닝과 K5, 스포티지 등 주력 차종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역대 상반기 최다 판매 기록(24만 8000대)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모델 노후화로 신규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량이 계속 줄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21만 9000대까지 감소했다. 돌파구는 역시 신차였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가 수요 창출을 주도했고, 모하비 등 RV(레저용 차량) 판매 호조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집토끼는 잡았지만 믿었던 중국과 이머징마켓이 발목을 잡았다. 두 시장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향 곡선을 그렸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기아차의 양대 판매 시장이다.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는다.

중국은 기아차의 성장동력이 됐다.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크게 늘면서 단기간 내 핵심 판매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중국 판매량은 16만 1000대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이후 기아차도 연간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중국 진출 후 처음으로 판매량 3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기아차는 중국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K4와 소형 SUV 'KX3' 등 신차를 내놓았지만 중국 토종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승용차급 수요 감소 벽에 막혔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올 상반기 자동차 산업 수요가 8% 넘게 늘었다. 그 잠재 고객을 모두 경쟁사에 빼앗긴 셈이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던 신흥국에서의 판매 부진도 뼈아팠다. 기아차는 2010년 들어 글로벌 생산 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아프리카와 중동, 러시아, 터키,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에서 안정적인 판매고를 달성했다. K2와 씨드 등 현지 맞춤형 전략 모델 출시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12년 상반기 40만 대 판매고를 달성한 이래 지난해까지 탄탄하게 시장을 다져나갔다.

문제는 환율이었다. 올해 러시아 루블화 등 이종 통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됐고, 결국 판매량도 전년 대비 11.6% 감소한 38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프리카와 동구, 중남미 등 전 지역에서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러시아(-22.6%)와 동구/터키(-31.5%) 지역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기아차 상반기 매출은 이종 통화 가치 급락에 따른 수출 부진 영향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한 23조 618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데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판촉비와 기술 투자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8% 감소한 1조 1624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5% 밑으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해외 판매 역량 강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당장 신형 K5 출시와 RV 모델 글로벌 론칭에 집중할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 상반기 출시한 KX3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동시에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판촉을 펼치기로 했다. 또 중국 서부지역 판매망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쏘렌토와 카니발 등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이 늘면서 판매 단가 자체는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핵심 볼륨 모델인 K5와 스포티지 신형 모델이 출시되고 인센티브 지급 부담이 줄어들면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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