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GS칼텍스, 신용등급 원상 복귀하나 [Rating Watch]대규모 실적개선에 상향 기대…신평사 "하반기 지켜봐야"
임정수 기자공개 2015-08-06 06:34: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4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의 국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업종 신용등급이 다시 AA+로 원상 복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제 유가 추락이 일단락되고 정제 마진이 개선되면서, 정유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 된 재고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도 많이 완화됐다.◇ SK에너지·GS칼텍스 등 지난해 1조 적자 만회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에만 1조 309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2분기에는 75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정유사업에 힘입어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2011년 1분기 1조 3562억 원 이후 가장 큰 수치다. S-OIL 역시 1분기에 238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6130억 원의 이익을 냈다. 상반기에 85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국제 신용등급도 다시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견조한 수익성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Baa3로 하향 조정했던 신용등급을 다시 Baa2로 원상 복구시켰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올해 상반기에 국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던 정유사들도 덩달아 신용등급 상향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이 대부분 정제 마진(Margin) 개선에 힘입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정유사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정유사 중 올해 상반기에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된 정유사는 SK에너지, GS칼텍스다. 두 회사 모두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재고평가 손실로 지난해 5000억~8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500억~3000억 원 수준의 이익을 실현했다.
S-Oil은 지난해 유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실적 악화 정도가 심하지 않아 기존 AA+를 유지한 채로 부정적(Negative) 전망만 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한 흑자 정유사로 신용등급이 AA-로 유지됐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유가 급락에 따른 실적 악화 때문이었다"면서 "상반기에 실적이 다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 등급 상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지난해 4분기와 같은 급격한 유가 하락은 향후 장기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유업체의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도 많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 정제마진 개선…더 지켜봐야
하지만 국제 유가가 3분기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실적 개선이 일시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분기에 배럴 당 42달러까지 추락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2분기에 배럴당 62.58달러에서 고점을 찍고 3분기부터 다시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 3일 현재 배럴당 45.17달러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도 다시 축소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배럴당 평균 9~10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7월 이후 5~6달러대로 감소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정유사들이 저유가에 가동률을 줄였다가 유가 반등에 다시 가동률을 높이면서 공급이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제 마진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등급 상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가가 등락하면서 정유사 정제 마진도 부침이 심해졌다"면서 "개선된 실적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제 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 당 4.5달러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서 정유사들이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실적을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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