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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의 결정판 '콘티키', 헤지펀드 데뷔 성공적" [thebell interview]서경석 현대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장

송광섭 기자공개 2015-08-12 15:20:01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9월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콘티키 전문사모투자신탁1호'(이하 현대 콘티키 펀드)는 소리 없이 강했다.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내는 펀드들 사이에 가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그간 거둔 수익은 어느 새 10%에 이르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제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면 언제가 최정상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지론이다.

현대 콘티키 펀드를 이끄는 서경석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은 1세대 퀀트(계량분석) 매니저다. 1988년 동양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업계에 몸담은 지도 어언 27년. 그는 동양자산운용 주식운용팀, 유리자산운용 CIO와 CEO, 삼성자산운용 인덱스본부장, 동양증권 상품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10월 현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은퇴를 바라보는 50대 중반에 이직을 결심한 데는 전공분야인 퀀트를 활용한 헤지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였다. 퀀트 자체가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가에 적합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때마침 현대자산운용도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는 분위기였다. 퀀트운용본부에서 2년간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지난해 현대 콘티키 펀드를 출범했다.

현대 콘티키 펀드의 주요 전략은 퀀트다. 사실 퀀트는 투자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전략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더멘털 롱숏 전략 헤지펀드들이 연간 20~30%씩 수익을 내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더 그렇다. 그럼에도 퀀트를 고집한 데는 고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변동성을 관리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1년간의 운용성과에 대해 서 본부장은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퀀트 전략 헤지펀드 본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며 "코스피200이 하락할 때에도 수익을 냈다는 점에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그 중에서도 연간 변동성을 4~5%로 유지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이 펀드의 맥시멈드로우다운(Maximum-drawdown; 고점대비 하락폭)은 -2.35%다.

현대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헤지펀드운용팀(왼쪽부터 이윤학 운용역, 서경석 본부장, 전상훈 선임운용역)

◇ 5개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구성…핵심은 '변동성 관리'

펀드의 포트폴리오도 변동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크게 5개 전략으로 구성돼 있다. 전략별 비중은 롱숏 에퀴티(Long-short Equity)가 70%로 가장 많다. 페어트레이딩1과 페어트레이딩2가 각각 15%씩 차지해 그 다음으로 높고, 롱온리(Long only)와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등은 0~20%를 나타내고 있다.

롱숏 에퀴티는 종목을 롱(매수)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숏(공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퀀트 모델과 정성적 필터링을 통해 분류한 종목을 대상으로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과 주가, 수급 등 기술적 지표, 컨센서스 데이터 등으로 구성된 스코어 모델로 추려내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종목 대부분은 대형주에 해당한다.

페어트레이딩1은 퀀트베이스로 롱숏을 잡는 전략이다. 주가 상관계수가 높은 기업별로 집단화해 각 집단별로 높은 점수를 받은 종목을 롱포지션에, 낮은 점수를 받은 종목을 숏포지션에 담는다. 페어트레이딩2는 업종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종목들을 40개 집단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롱숏을 구사하는 전략이다.

이밖에 트렌디한 종목 중 낮은 변동성을 지닌 종목을 골라 집중 투자하는 롱온리 전략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등 이벤트 발생 시 투자 기회를 찾는 이벤트드리븐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서 본부장은 "고수익을 내려면 중소형주를 롱하고 대형주를 숏해야 한다"며 "수익률을 포기하더라도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은 퀀트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주가지수와의 추적오차(트렉킹 에러)를 통제 가능한 범위로 만든다"며 "인헨스드 인덱스(초과수익추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과 같다"고 부연했다.

◇ 기관마케팅 '주력'…매크로 관련 퀀트모델 연구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현대 콘티키 펀드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지금까지 보인 운용성과에 비해 설정액이 300억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서 본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관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위험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다른 헤지펀드와 상관관계가 낮아 투자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매년 늘고 있다. 개중에는 수년째 자금을 집행하는 투자자도 여럿 있다. 대부분 펀더멘털 롱숏 전략 헤지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보니 앞으로는 자산배분에 대한 니즈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현대 콘티키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금 유치를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다. 꾸준히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면 규모가 커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 본부장은 "글로벌 헤지펀드를 보더라도 시장 초기에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롱바이어스(Long-bias)로 자금이 몰린다"며 "시간이 지나면 퀀트와 같은 에퀴티 마켓뉴트럴(Equity Market Neutral)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그는 국내 매크로 변수와 주가와의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아닌 매크로 변수를 활용해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이와 관련한 퀀트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다. 서 본부장은 "현대 콘티키 펀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매크로 변수를 활용한 퀀트 전략 헤지펀드를 후속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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