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LG전자, 신용등급 하향 압박받나 무디스, 올해 안에 실적 반등 필요..피치 하향트리거 떨어져
이길용 기자공개 2015-08-10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부진한 실적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무디스는 올해 안으로 실적 반등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날렸고, 피치와 S&P도 신용등급 하향 압박에 나설 태세다. 스마트폰의 부진이 LG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 스마트폰·TV시장 부진 경고...1~2분기 안에 실적 반등 필요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결기준 매출 13조 9257억 원, 영업이익 244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6097억 원보다 무려 60% 감소한 수치다. TV가 중심인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의 영업적자가 827억 원으로 확대됐고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 부문 영업이익이 2억 원에 그쳤다.
무디스는 곧바로 LG전자에 직격탄을 날렸다.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LG전자의 2분기 부진한 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등급 및 전망 조정은 따로 없었지만 향후 1~2분기 내에 실적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LG전자에 Baa3(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즉 실적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LG전자 스마트폰·TV 부문의 실적을 신중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아날리사 디 치아라(Annalisa Di Chiara)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경쟁자들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등 경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 LG전자에 대한 조심스러운 시각을 유지할 것"이라며 "TV 부문에서도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돼 LG전자 크레딧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해 10월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 개선세가 반전되거나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등급 하향이 가능한 트리거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야심차게 발표한 스마트폰 G4의 판매량을 1200만 대로 설정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으면서 아직 출시량인 250만 대도 못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월 출시되는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이어진다는 이유로 등급 하향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는 연결기준 EBITDA 대비 차입금이 3~3.5배를 상회할 경우 등급 하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총차입금은 2012년 6조 4707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9조 원으로 늘어났다. LG전자는 이 기간 동안 자회사인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바탕으로 총차입금/EBITDA가 3배 이하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투자에 많은 자본이 투하되는 전자 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적 저하로 현금창출력이 악화될 경우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피치, 영업이익률 2% 회복해야...S&P도 등급 압박할 듯
피치도 무디스와 동일한 등급인 BBB-(안정적)를 LG전자에 부여하고 있다. 피치는 영업이익률 2% 미만을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3.1%까지 개선됐고 올해 1분기까지도 2.18%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97%로 하향트리거 아래로 떨어졌다.
S&P는 지난해 10월 LG전자 실적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LG전자가 '조정 총차입금/EBITDA' 지표를 1.2~1.6배 수준으로 1~2년 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12년 3.8%에서 4.9%로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S&P는 등급 조정 당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등급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수익성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S&P가 LG전자에 BBB등급을 계속 부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신평사들은 실적 부침이 심한 전자 업체들에게는 국내 신평사보다 좀 더 엄격한 잣대로 등급을 평정한다"며 "LG전자 재무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등급 하향 압력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