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우량 신용도 '흔들'…회사채 전략 차질? 주력사업 실적부진에 하반기 전망 암울…초장기물 재발행 어려울 듯
김시목 기자공개 2015-08-10 10:04:52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7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우량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모바일 및 가전부문 등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에 하반기 암울한 전망까지 겹쳤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당장의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회사채 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량 신용도의 상징인 초장기 회사채(15년물) 발행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용스프레드 확대…실적 부진에 하반기 전망 '불투명'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3년물과 5년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10bp 가량을 유지하던 3년물 신용 스프레드가 모바일 및 가전사업부문의 실적 우려가 제기되던 5월 이후 급상승, 20bp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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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신용등급 하락이 당장 현실화될 위험성은 낮지만 하반기 중 등급전망 변동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주력 모바일부문 등의 신규 출시작들이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커녕 오히려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처한 사업환경이나 전망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신용도가 삐걱거리는 징후가 발견된다"며 "당장의 등급 조정 가능성은 낮지만 하반기 실적에 따라 등급전망(Credit Outlook) 변경이 선제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T업종에 보수적 평정 원칙을 가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LG전자가 주력 부문인 가전사업과 모바일사업의 실적부진으로 인해 등급 하향압박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디스는 2분기 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Negative)인 영향을 끼쳤다는 직접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실제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는 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고 TV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8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백색가전 사업부에서 흑자를 내며 체면을 살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LG그룹 전자계열사 전반에 대한 등급 적정성 여부를 재평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주요 전자계열사들은 LG전자(AA0, 안정적), LG디스플레이(AA0, 안정적), LG이노텍(AA-, 안정적) 등으로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올해 1분기까지의 재무실적을 바탕으로 평정된 결과로 실적이 곤두박질 친 2분기와 향후 전망을 감안하면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등급전망을 조정하고 강등을 현실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 연내 회사채 만기 물량 1조 원… 초장기물 발행 제동?
이 같은 상황에서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은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 갚아야 할 회사채 물량에 더해 내년 상반기 물량까지 감안한 선제적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상승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사들이 반기 보고서 제출 이후 시점에 공모채 발행을 타진 중"이라며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모 구조 등 발행 전략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그룹 전자계열사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연내 상환해야 할 공모 회사채 물량은 9900억 원에 달한다. LG전자가 3800억 원(9월, 10월), LG디스플레이가 4100억 원(10월, 12월), LG이노텍(11월)이 2000억 원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총 2차례 회사채 발행에 나서 1조 1000억 원을 조달해갔다. 특히 두 번째 발행이던 5월에는 15년물까지 트랜치를 확대했다. 올해 2월 조달에서도 15년물 발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채권자본시장의 우량 신인도를 가진 발행사임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공모채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문제되진 않겠지만 초장기물 발행을 더이상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공모채 조달을 검토 중인 LG전자 입장에서도 트랜치(tranche) 등 공모구조를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LG그룹의 얼굴격인 LG전자가 가장 먼저 채권시장에 나와 투자자 반응을 살피며 향후 조달 전략을 조정해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부진과 부정적 전망이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잡음없는 자금 조달을 위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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