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직영 양판점 '진퇴양난' 롯데하이마트에 밀려 잇단 적자…철수하면 납품협상 불리
이경주 기자공개 2015-08-11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가전제품 양판점 삼성 디지털프라자와(법인명 삼성전자판매)와 LG 베스트샵(법인명 하이프라자)이 '진퇴양난'에 빠졌다.업계 1위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부터 매장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탓에 규모의 경쟁에 밀려 직영점들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지만 롯데하이마트의 바잉파워(구매협상력)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사업축소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샵은 지난해부터 적자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재작년 말 롯데쇼핑에 인수된 이후 롯데마트 내에 매장을 대거 오픈하며 가전수요를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13년 322개였던 점포수가 지난해 말 436개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4개점을 더 내 440개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매장을 늘려 고객들을 끌어가고 있는 탓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적자 매장들이 늘어 고심하고 있다"며 "점포별로 최소 5억~10억 원 매출을 내야 수익이 나는데 3억~5억 원 수준 점포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는 지난해 매출(1조4568억원)이 전년에 비해 0.7% 감소한데 이어 올해 1분기(2982억원)에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9.4%나 줄었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26.4% 줄어 고작 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0.2%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에는 순손실 8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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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라자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디지털프라자를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는 지난해 매출(1조9719억원)이 전년에 비해 2.4%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같은기간 190억원에서 33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판매는 분기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판매는 올해 7월 대표이사를 박종갑 삼성전자 전 전무로 교체시키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전임 이응암 전 삼성전자판매 대표는 취임 1년 4개월만에 물러났다.
반면 롯데하이마트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3조7543억원)이 전년에 비해 6.7% 늘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1848억원)도 2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1조8270억원)과 영업이익(775억원)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2.5%, 35.5% 늘었다.
결과적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로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샵은 손해를 봐가며 자사 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손익을 맞추기 위해 적자점포들을 정리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미 시장 절반 수준을 점유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바잉파워가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에 제품을 납품해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영점을 유지하는 이유는 제품납품단가 협상에서 롯데하이마트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직영점들이 적자를 내도 쉽사리 정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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