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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복귀' SK, 대규모 투자 '가속도' 에너지·반도체·ICT 등 중심, 신규 M&A도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5-08-13 16:48:5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3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회장 사면으로 오너 부재 리스크가 해소된 SK그룹의 투자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성장축으로 자리잡은 에너지와 화학,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인 신규 투자가 기대된다. 그동안 맥을 못췄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승부사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13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했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는 유일하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결정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SK그룹의 주요 사업 투자 역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SK하이닉스는 신규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예상 설비 투자비용으로 5조 원 중반대를 제시했다. 이미 상반기에 경기도 이천 M14공장 증설 등을 위해 3조 7520억 원의 투자비를 집행했다.

SK그룹은 최 회장 사면에 발맞춰 추가적인 SK하이닉스 증설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연초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48단 적층 3D낸드와 10나노대 D램 등 차세대 제품군에 대한 연구 개발과 양산 계획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의 쌍두마차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중장기 투자도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은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서 있다.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구조적인 사업 재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당장 자원 개발 투자와 합작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이 씨를 뿌려둔 글로벌 합작 투자건은 수년이 지난 지금 싹을 틔우고 있다. 최 회장이 8년 동안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에 공을 들여 완성한 '중국 우한 NCC 공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 2위 복합화학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빅(SABIC)과 손잡고 고성능 폴리에틸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년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빅 합작 투자건 역시 최 회장의 글로벌 동맹 성과물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구속 전까지 무함마드 알마디 전 사빅 부회장과 수시로 만나면서 합작 투자를 주도했다. 향후 추가 사업 구상 역시 오너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배터리 부문 투자도 기대된다. 특히 폭발적인 신규 수요가 예상되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역량 강화 방안 마련이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증설 공사가 완료되면서 총 800MW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글로벌 수요 시장 확보를 위한 신규 투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7년 중국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도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법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구심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는 현재 베이징시 택시와 일반 판매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 복귀 후 ICT 투자 변화도 주목할 사안이다. 최 회장 구속 전 IT 계열사들의 투자 지향점은 '플랫폼'이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나뉜 이유도 플랫폼 사업 육성과 직결돼 있다. 하지만 수 년이 지난 지금 ICT 패러다임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사물인터넷(loT)으로 바뀌었다.

SK그룹 역시 바뀐 ICT 환경 하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진출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진출을 확정짓고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 IT기기 등 ICT 환경 기반의 핵심 콘텐츠 육성과 개발도 과제다. 단기간 내 핵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소형 M&A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ICT 패러다임 변화가 워낙 빠른 만큼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최 회장이 중심을 잡고 전체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부재로 인해 SK그룹이 대형 M&A 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너 복귀로 글로벌과 신규 투자에 대한 속도는 확실히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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