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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전기 매각, 현대기아차 부진 여파 맞나 수익성 지표 꺽일 가능성에 우려

권일운 기자/ 이동훈 기자공개 2015-08-25 08:49:4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이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대성전기공업 매각에 착수한 가운데 최대 고객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부진한 실적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성전기공업이 최근 수년간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지만,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발주한 물량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까닭이다.

대성전기공업의 실적은 지난 5년간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LS그룹에 인수된 직후 4000억 원 대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7155억 원까지 늘어났고,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데 급급하던 수준의 영업이익 규모 역시 연간 3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0년 389억 원에서 지난해 691억 원으로 늘어났다.

대성전기공업은 현대·기아차가 세계 5대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협력사 중 하나다. LS그룹이 대성전기공업을 인수한 시점과 현대차와 기아차가 세계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기 시작한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은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물론 대성전기공업이 단순히 현대·기아차와의 거래로만 매출을 일으키는건 아니다. 최근 수년간 거래선 다변화 노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는 미국 GM이나 크라이슬러, 일본 닛산, 독일 아우디 등 자동차 선진국 업체들은 물론 인도 타타와 중국 지리 등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이라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대성전기공업이 올 상반기에 벌어들인 매출액(연결 기준) 3959억 원 가운데 국내 법인의 몫이 3039억 원이었다. 국내 법인 매출 가운데 일부는 해외 수출로 발생했지만, 2000억 원 가까이가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는 대부분 현대·기아차 향(向)이다.

중국과 인도에 설립한 법인 역시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상당하다. 일부 현지 완성차 업체와 거래가 있긴 하지만, 현대차의 인도 생산법인과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 및 베이징현대차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

문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은 원화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일시적인 '쇼크'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0년대 초반의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대성전기공업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나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이 협력사에 대한 추가적인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진다면, 대성전기공업과 같은 협력사들이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대성전기공업이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이는 중국에서 현대·기아차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대성전기공업의 유력 원매자로 거론되는 사모투자펀드(PEF)입장에서는 이런 전망이 달가울 리 없다. 특히나 매출 규모보다는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중시하는 PEF들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베팅에 임할수 밖에 없다는 게 여러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M&A업계 관계자는 "PEF들은 제조 업체의 기업 가치를 평가(밸류에이션)할 때 현금창출력과 현금창출력이 얼마나 꾸준히 유지되거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시한다"며 "최근에는 현대차나 기아차를 거래선으로 둔 저부가가치 부품사에 상당한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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