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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삼성, 극강의 신용도 흔들리나 [그룹조달&신용이슈]비금융계열 전 부문, 수익성↓

임정수 기자공개 2015-09-10 10:10:07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8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독보적 규모 만큼이나 우량한 신용도를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국가 신용도에 버금갈 만한 대외 신인도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되고 그룹 계열사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룹 내 캐시카우(Cash-cow)인 삼성전자도 핸드폰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조선, 건설, 화학 등 비전자 부문 계열사가 모두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막강한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열사 수가 감소하는 등 몸집도 많이 줄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화학·방산 사업을 한화로 넘기고 계열사를 합병하는 등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고 주력인 전자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줄어든 몸집을 대체할 만한 미래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비금융계열 全부문 수익성 하락 추세…삼성전자 모바일사업도 흔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포진한 전자 부문이 2014년 말 기준으로 비금융 부문 그룹 전체 매출과 자산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90%에 달할 정도로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자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2012년 20% 수준에서 2014년 16%로 떨어졌다. 2014년에는 전자 부문의 매출이 역성장해, 삼성의 성장 동력이 저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실적 저하가 매출과 수익성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과 샤오미 등 해외 제조사와의 경쟁 속에서 핸드폰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휴대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 속에서 실적을 견인해 왔던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여부도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전자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국내외 매출은 64조 241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매출 대비 12%(9조 원)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동반 감소했다. 올해도 매출과 수익성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조선(삼성중공업), 건설(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 등 건설·중화학 부문 계열사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물량 확대, 중국의 자급률 증가, 수급 상황 악화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비금융 계열 전 부문에 거쳐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삼성전자 핸드폰 사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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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재무건전성 유지…투자 늘어도 OCF로 모두 충당하고 남아

그렇다고 삼성이 보유한 극강의 재무 건전성까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2009년부터 계속 부(-)의 순차입금을 유지하고 있다. 비금융 계열의 합산 부채비율 또한 52.5%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만 70조 원에 육박한다. 매년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계획된 투자를 모두 충당하고도 돈이 남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오고 있다. 계열사 투자 부담은 지속되고 있지만 차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영업 부진으로 2014년에 EBITDA가 10조 원 가량 감소했지만 27조원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지출하고도 5조 5000억 원에 이르는 잉여현금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반도체 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변동 없이 투자 자금을 충분히 충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화와의 빅딜로 향후 3년간 1조 6000억 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수십조 원 규모의 EBITDA까지 고려하면 재무구조에 큰 변동 없이 무난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 부문을 제외한 건설·중화학 부문은 영업 부진과 투자 확대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룹 전체로 볼 때 차입금 수준을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는다. 또한, 한화그룹과의 빅딜로 차입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로 넘어가는 4개사의 순차입금 부담은 2조 6000억 원 수준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비전자 부문의 투자 부담은 보유 현금과 한화그룹과의 빅딜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모두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줄어든 몸집, 전자부문 집중도 확대…대체 먹거리 부재

삼성은 최근 계열사 매각, 합병 등을 통해 비주력 부분을 줄이고 반도체 투자 확대를 통해 다시 성장 기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 결과로 전자 부문의 비중이 커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비금융 부문 계열사 수는 2011년 70개 수준에서 2014년 말 현재 53개로 감소했다. 한화와의 빅딜, 삼성엔지니어랑 합병 등을 고려하면 2015년 말에는 계열사 수가 50개 밑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줄어드는 덩치를 대체할 만한 미래 먹거리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사업의 항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여부가 향후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핸드폰 사업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야 시장의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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